바람의 휘몰이에 어깨 위로 머리 위로...
은행잎들이 눈처럼 쏟아져 내립니다.
슬픔의 절정에 선 어느 슬픔보다 더욱 확고한 슬픔들이...
겨울의 곁가지에 걸려 흐느낍니다...
마지막 가을 그 아름다운 낙엽이..
절정의 포지션으로 울고 있습니다.
겁나게 쓰립니다 어디가 아프냐고 묻지 마십시오
왜 우느냐고 묻지 마십시오...
삶의 등피가 벌게지도록 친 밤들은 또 얼마나 많았겠습니까...
실존은 언젠간 이렇게 비루하고 거친 내리막...
심약한 줄기에 대롱거리기도 하는 일입니다.
이제 더 바랄 무엇이 남아 있는지...
알 수 없는 예각을 곧추세운 바람 찬 거리...
이별을 부추기는 아쉬움의 페이지에...
마지막 잎새들이 휘~잉잉 울고 있습니다...
휩쓸리는 나뭇잎들이 골목과 길을 매우고...
겨울의 초입에서 샛노란 울음을 터트립니다...
떠나야 할 때를 알고 떠남의 자리에서 흘리는
눈물의 흔쾌한 아픔도 때론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떠남으로 비로소 완성되는 사랑...
그 완벽한 사랑 위에서 왜 우느냐고 묻지 마십시오...
어디가 아프냐고 묻지 마십시오...
마지막 가을이 울고 있습니다....고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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