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가득한 날, 습기 먹은 렌즈가 그려낸 몽환적인 풍경...
물론 렌즈 에게는 아주 치명적인 일 이겠지만...
난 더러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한쪽으로 밀쳐 지거나...
버려질 사진에게서 강한 애착이 느껴지기도 하고 위로가 된다.
어렸을적부터 한쪽 벽면에 유일하게 호사를 누리며
걸려있던 달력 사진처럼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보기좋고...
정교하게 정형화된 사진들도 물론 좋지만...
아직까지 난, 미숙한 마음이 더 많은 나를 채우고 있어서 일까...
어딘가 모르게 조금은 어설퍼 보이고...
빈 구석이 많은 듯한 이런 사진들에 더 마음이 가고...
그 마음이 어느새 차분하고 순해지는 나를 보게 된다.
마음에게도 물결과도 같은 결이 있어서...
광폭해지면 찬서리 같은 시퍼런 결이...
온순해지면 따뜻한 햇살 같은 고운 결이...
흘러 가고 흘러 오고 있는 건 아닌지...
A Thousand Years - Azure 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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