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 어느덧 황혼이다.
살아 있음도 살아 있지 않음도 이제는 용서할 때...
구름이여 지우다 만 어느 창백한 생애여 서럽지 않구나.
어차피 우린 잠시 늦게 타다 푸시시 꺼질 몇 점 노을 이었다.
이제는 남은 햇빛 두어폭마저 밤의 굵은 타래에 참혹히 감겨들고...
곧 어둠 뒤편에선 스산한 바람이 불어올 것이다.
우리는 그리고 차가운 풀섶 위에 맑은 눈물 몇 잎을 뿌리면서 낙하 하리라...
그래도 바람은 불고 어둠 속에서...
밤이슬 몇 알을 낚고 있는 흰 꽃들의 흔들림...!
가라 구름이여 살아 있는 것들을 위해...
이제는 어둠 속에서 빈 몸으로 일어서야 할 때...
그 후에 별이 지고 세상에 새벽이 뜨면...
아아..쓸쓸하고 장엄한 노래여 우리는서로 등을 떠밀며...
피어오르는 맑은 안개더미 속에 있다.
기형도 / 쓸슬하고 장엄한 노래여...
Teras on My Guitar - Mean Gene Kelton &The Die Ha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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