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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머무는 자리... 바람은 지긋이 불고 나뭇잎 아르르 지니... 햇살 들눕는 자락자락 볏짚 빛이네... 하늘만 쳐다봐도 애수가 동해 여울에 띄워진 낙엽처럼 섧으나... 성한 욕망 떨어내는 가을나무아래 서면... 돌 뿌리 걷어차던 급한 요구들... 솔래솔래 빠져나가니 버림의 계절 맞네... 가을이 머무는 자리 지나가는 바람끝이 시린 느낌... 가을이라는 네 이름 탓인가 보다... Autumn Leaves - Eva Cassidy 2012. 9. 15.
그 여름의 끝... 시간이 흘러도 우리 인생은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 있다. 우리는 묵묵히 살아가야 한다. 시간이 좀 지나면 나쁜 일보다 좋은 일을 더 자주 기억하게 된다. 텅 빈 침묵은 이야깃 소리와 웃음소리로 조금씩 채워지고... 뾰족하기만 하던 슬픔의 모서리도 점점 닳아 무뎌진다. 그 여름의 끝 / 로이스 로리 Help Me Make It Through The Night - Gladys Knight & The Pips 2012. 9. 13.
길... 이런 길도 가고, 저런 길도 가고... 누가 알겠는가 산다는 건 그런것을... 생각없이 만나고 예고없이 떠나는... 오늘은 웃고 내일은 울게되는... 길위의 모든 삶은 그런것을.... 조관우 - 길 2012. 9. 13.
괜찮아 그곳에선 시간도 길을 잃어... 걸음을 멈추고 잠깐 뒤를 돌아본다. 숨가쁘게 달려오던 삶이 깜짝 놀란 얼굴을 하고... 무슨 일이냐고 내게 묻는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어깨를 으쓱하고 다시 돌아선다. 내 앞에는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삶이 놓여 있다.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지만,모든 순간은 영원으로 이어진다. 가끔 삶이 무의미하게 여겨지는 것은 그 때문이다. 황경신《괜찮아 그곳에선 시간도 길을 잃어》 中에서.... Rainy Day Lover - Tony Joe White 2012. 9. 10.
김세영/밤의 길목에서... 사랑이 사랑에게 말합니다. 담배는 타고나면 재가 되지만 사랑은 타고나면 상처가 된다고.. 그래서 사랑은 불꽃이 사그라지기 전에 바람을 막아줘야 한다고.. 김숙희 《사랑이 사랑에게 》중에서... 밤의 길목에서 - 김세영 2012. 9. 9.
그런거, 시시하니? 예를 들면, 카페에서 기다리는 거... 기다리는 동안 보려고 가벼운 책 한권을 갖고 있지만... 내용은 머리에 안 들어오고 자꾸만 문쪽으로 눈이 가는 거... 누가 들어올 때마다... 깜짝 놀라고 실망하는 거... 그 사람이 도착할 때쯤... 심장이 먼저 알고 울리기 시작하는 거... 만나면 환하게 웃어주는 거... 별거 아닌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거... 같이 볼 영화 미리 예매해 놓은 거... 그리고 어두운 영화관에서 두근거리며 살짝 손잡는 거... 그런거, 시시하니? the shadow of your smile - carmen cuesta loeb 2012. 9. 9.
그래도 섬이고 싶다... 울컥울컥 ... 밀려드는 서러움을 길벗 삼아... 시퍼런 칼날 위를 목발로 걸어오는... 섬이여, 그대 이름을 감옥이라 말한 적 있다. 평생을 물에 묻고도 갈증에 목이 타는... 어쩌면 나의 삶도 섬을 닮아가는지 몰라... 배 한척 가슴에 묶고 기다림에 갇혀서 사는..... 산다는 것은... 자꾸만 자기로부터 멀어지는 일... 날마다 뼈를 깎는 아픔만이 위안이지만... 걸어서 갈 수가 없는, 그래도 섬이고 싶다. 민병도 / 그래도섬이고 싶다... Origen -Una Furtiva Lagrima 2012. 9. 6.
아무도 없다... 아무도 없다... 내가 앉은 자리 때늦은 숨비기꽃 몇 송이 막 피어나고... 신선한 아침 햇빛 입을 대다 기절한다. 아무도 없다... 내가 앉은 자리..무심히 조약돌을 던지면... 팽팽한 수평선이 입을 벌리고... 바다는 서슬 진 유리처럼 퍼어런 금이 선다. 아무도 없다... 저 물 밖 물쟁이로 떠돌다 온 세월... 이젠 떠나지 않으리라... 내 영혼 속에 잠든 바다... 쪽빛 물발로 깨워서 당신의 이름... 뜨겁게 부르리라.... 송수권 / 쪽빛... In Our Tears - Jan Werner Danielsen 2012. 9. 6.
끝내 자신을 단단히 봉해버린... 벗어나려고 발버둥치다 찢겨진 날개 햇살이 파들거렸고 바람도 신음소리 내던 시간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못했던 시간이 찬비에 젖었다가 열기에 마르다가 끝내 자신을 단단히 봉해버린 무늬가 되었다 권 순자 / 옹이中에서... CARINO - Chris Spheeris 2012. 9.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