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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Therapy/길위의 바람...267

그림자를 물에 누이고... 그대여 흘러흘러 부디 잘 가라... 소리없이..그러나 오래오래 흐르는 강물을 따라... 그댈 보내며 이제는 그대가 내 곁에서가 아니라... 그대 자리에 있을 때 더욱 아름답다는 걸 안다. 어둠 속에서 키 큰 나무들이 그림자를 물에 누이고... 나도 내 그림자를 물에 담가 흔들며... 가늠할 수 없는 하늘 너머 불타며 사라지는별들의 긴 눈물... 잠깐씩 강물 위에 떴다가 사라지는 동안... 밤도 가장 깊은 시간을 넘어서고... 밤하늘보다 더 짙게 가라앉는 고요가 내게 내린다. 도종환 / 그대 잘 가라... The Centaur - Joanne Glasscock 2012. 11. 24.
실상과 허상... 기억은 실상과 허상으로 구분된다. 허상의 기억이 현실과 마주치며 그것이 허상이었음이 밝혀질때... 누구나 당황하며 현실을 거부한다. 그래서 허상은 영원히 기억된다... 오 영욱《깜삐돌리오 언덕에 앉아 그림을 그리다》중에서... Sleeping Sun - Nightwish 2012. 11. 24.
저물어 가는 갈빛으로... 지쳐가는 계절의 고독한 말들이... 뿌리 깊은 뼛속까지 내려와 박힐수록... 바람의 장난에 우수수 떨어지는 외로움... 이미 썰물이 빠져나간 듯 서걱거림만 무성한 빈 벌판... 저물어 가는 갈빛으로 무심한 저 눈부심... 그대의 모난 가지에 어쩌다가 나는... 이토록 쓸쓸하게 대롱거리는가... Drift away - Michael Bolton 2012. 11. 17.
마음이 급해집니다... 마음이 급해집니다. 자꾸만 서두르게 됩니다. 감기는 마음에 돌아보지만 아무도 없습니다. 혼자서 분주합니다... 달리 떠날 곳도 없는데 보이지 않으면 불안해집니다. 사랑을 미리 배우지 않았듯이 이별도 배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저절로 일어나고 때가되면 사라지는 것을... 쉽게 인정하지 못해서 자꾸만 잡으려 합니다. 아직 멀었습니다. 그래서 더 살아가야 하나봅니다. Autumn Leaves Roger Williams 2012. 11. 14.
소금인형... 바다의 깊이를 재기 위해 바다로 내려간 소금인형처럼... 당신의 깊이를 재기 위해... 당신의 피 속으로 뛰어든 나는 소금인형처럼... 흔적도 없이 녹아 버렸네... 류시화 / 소금인형.... 소금인형 - 안치환 2012. 11. 14.
가라 어느덧 황혼이다... 가라 어느덧 황혼이다. 살아 있음도 살아 있지 않음도 이제는 용서할 때... 구름이여 지우다 만 어느 창백한 생애여... 서럽지 않구나 어차피 우린... 잠시 늦게 타다 푸시시 꺼질 몇점 노을이었다. 이제는 남은 햇빛 두어폭마저 밤의 굵은 타래에 참혹히 감겨들고... 곧 어둠 뒤편에선 스산한 바람이 불어올 것이다. 우리는 그리고 차가운 풀섶 위에... 맑은 눈물 몇 잎을 뿌리면서 낙하 하리라... 그래도 바람은 불고 어둠 속에서 밤이슬 몇 알을 낚고 있는 흰 꽃들의 흔들림... 가라 구름이여 살아 있는 것들을 위해... 기형도 / 쓸슬하고 장엄한 노래여.... Help Me Make It Through The Night - Gladys Knight & The Pips 2012. 11. 13.
침묵의 힘... 처음에 이 땅에서 살던 이들은 겸양과 자부심이 어우러져 있었다. 정신적인 교만이란 그들의 본성이나 가르침과 거리가 멀었다. 교묘한 혀의 힘을 말 못하는 짐승에 대한 우월함의 징표로 삼지 않았다. 그것은 인간에게 오히려 위험한 재능이었을 뿐이다. 그들은 침묵의 힘을 진심으로 믿었고, 완벽한 균형의 상징으로 생각했다. 침묵은 절대 평정이며, 몸과 마음과 영혼의 균형을 뜻했다. 완벽한 인격을 가진 사람은 더없이 고요하다. 큰 나무에 매달린 나뭇잎처럼, 빛나는 호수의 잔물결처럼 실존의 폭풍에 흔들리지 않는다. 글로 쓰여지지 않은 현자의 마음처럼, 이것이야말로 인생에서 가장 이상적인 태도이며 행동이다. 만약 현자에게 ‘침묵이란 무엇이오?’라고 묻는다면, 현자는 ‘위대한 신비’라고, ‘신성한 침묵은 그의 목소리’라.. 2012. 11. 4.
물속에는 물만 있는것이 아니다... 물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류시화 / 그대가 곁에 있어도나는 그대가 그립다... Honey Bee - Madrugada 2012. 11. 3.
지금은 태양이 낮게 뜨는 계절... 지금은 태양이 낮게 뜨는 계절... 돌아보면 다들 떠나 갔구나. 제 있을 잎자리 빈 들을 지키는 건 갈대 뿐이다. 갈대는 목숨들이 가장 낮은 땅을 찾아 몸을 눞일 때... 오히려 하늘을 향해 선다. 해를 받든다... 오세영 / 11월의 시중에서... Dawn of a New Century - Secret Garden 2012. 1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