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otion Therapy/기억의 편린
8월의 끝에서...
Rain..
2016. 8. 31. 18:20
하늘이 높아지는 것은...
여름이 그치고 어쩌지 못한 감정들이...
침착하게 한곳에 모이기 때문일 것이다...
애써 밀어 보내지 않아도...
머물고 떠날 때를 알고 있는 여름은...
이미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잠깐 머물다 금새 떠날 것을 알면서도...
호들갑을 떨며 아우성을 치던 우리는...
언제 그랬냐고 정색을 하며 가을을 반기겠지...
짧디 짧을 가을 정취를 느끼기도 전에...
그림자처럼 사라질 것을 모르지도 않으면서...
마치 가을이 영원히 있어줄 것 처럼 칭찬 하다가...
언제 떠났는지도 모르고...
어느샌가 입김 호호 불면서 또 다시 추위를 나무라며...
문지방 너머 목 길게 빼고...
봄이 오기를 마냥 기다릴 것이다...
그러면서 나이만 먹는다고...
세월이 너무 빠르다고 투덜거려도 보고...
용기 없어 하지 못했던 것에 미련도 되씹어 보며...
커다란 나이테 하나를 또 끙끙 둘러메고 앉아...
문 밖 건너 진달래 붉은 향기 가슴에 밀려 들면...
혹.. 서러워 눈물 흘릴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