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otion Therapy/기억의 편린
가을 한 다발...
Rain..
2016. 9. 26. 17:05
십자수 가게 가는 길에...
한 무더기 가을 꽃을 내놓고 파는 것을 보았다...
모양도 향기도 제각각인 온갖 꽃들이 어찌나 내 눈길을 잡아 끌던지...
한때,,예쁜 것들만 보면 온 정신이 팔려 걸음을 떼지 못하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그 소녀 소녀한 감성은 세월도,나도 아직 어쩌지 못하나 보다.
오랜만에 나온 시장 길에 새삼 신기한 구경거리가 넘쳐 난다.
마음먹고 사러 간 십자수 실은 결국 사지 못한 채
(문이 닫혀있는 관계로..ㅠ)
의도치 않았던 것들만 두 손이 모자랄 정도로 양손 가득 사들고 들어 왔다.
거기다가 가는 내내 시선을 붙잡아 둔채 가을 내음 내 코끝을 자극 하던...
소국 한 다발 까지 기어이 사들고 온 오늘의 내 가난한 사치...
하지만 단돈 몇 천원에 몇~일을 기분 좋을 수 있다면...
그 보다 더 기분 좋은 사치가 또 있을까...
창밖에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면서 추적이는 빗소리...
화병에 다소곳이 꽃아둔 소국 한 다발,
그리고 향 짙은 헤즐넛 커피한잔...
그로 인해 갑자기 온 집안이 가을 가을 해진 느낌...
그렇게 가을은..
꽃보다 먼저 진한 향기로 젖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