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먹고 산다...
얼굴의 나이는 세월이 만드나...
마음의 나이는 자신이 만들어 가는 거라고...
얼굴의 나이는 세월에게 덧 없이 빼앗겨야 하지만...
마음의 나이는 내가 붙잡고 있으면...
세월도 빼았아 가지 가지 못한다고...
글쎄..과연 그럴까............
'나이는 중요치 않다..그냥 숫자에 불과 하다"
라는..말을 내뱉는 순간 이미 우리는...
스스로 나이 들었다는 걸 인정하는 것이며...
인정하고 싶지 않을만큼 먹어버린...
그 서러운 나이를 한탄하는 건 아닐까...
새로운 한해를 열어...
겨우 숫자 하나 더 얹었을 뿐인데...
도무지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비틀대기 일쑤다...
마음은 아직 스무살 내 아이들 못지 않은...
그 마음의 나이를 제대로 꽉 붙잡고 있지 못했나보다...
감기 하나 어찌하지 못하고 일주일째 시름시름...
밥 맛도,입,맛도 없고...
왠종일 빈속에 누워만 있었더니 머리만 어질어질...
갑자기 불현듯 울컥 떠오르는 내 어머니 얼굴...
그리고 뜨끈한 콩나물 국밥 한그 릇...
어렸을 적 내 어머니...
입 맛없고 몸 귀찮을때면 어김없이...
바글바글 간단하게 끓여냈던 김치 콩나물 국밥...
어렸을 적엔 그렇게도 맛이 없었던 그 콩나물 국밥이...
불현듯 생각이 나는 걸 보니...
나도 이제 확실히 마음의 나이가 들긴 들었나 보다...
그때 그 시절 내 어머니 손맛을 떠올리면서...
집나간 내 입맛이 돌아오길 바라며...
냉장고를 뒤져 콩나물을 찾아내 적당히 신 김치를 쏭쏭 쓸어 넣고...
마지막에 계란까지 휘리릭 풀어주면 끝...
그렇게 바글바글 뜨끈하게 끓여낸 콩나물 국밥을...
울 설이랑 둘이 앉아서 입천장이 데이는줄도 모르고...
한 그릇 하고 또 반그릇씩이나 뚝딱 해치웠다...
언제 입맛이 없었냐는 듯이...
이럿듯 마음의 나이를 먹으면...
불현듯 떠오르는 추억속의 사람이,그때 그 음식들이...
뜬금없이 그리워지기도 하고 울컥이게도 한다...
그렇다면........................
꼬깃꼬깃 접혀져 서랍 깊숙한 곳에 꼭꼭 닫혀있던...
그 추억의 서랍이 봉인해제 되어지는 지금...
지금 내 마음의 나이는,, 몇살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