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otion Therapy/기억의 편린

겨울과 봄의 애매한 그 경계선 사이...

Rain.. 2017. 2. 6. 19:00

 

 

2월, 입춘, 그리고 봄...........

 

가끔은 마주 바라보며 가 아니라...

혼자 조용한 공간에, 조용히 스며든 빛...

나와 그 나른한 시간의 로맨스...

 

스며든다..네게로, 내게로...

조금씩 조금씩..천천히...

결국엔 봄...

 

 

 

 

 

 

겨우내 웃자란 보리싹 처럼...

어중간하게 자라버린 머리를 쓸어 올리며...

거울을 보면서 혼잣말을 한다...

"야한 생각 1도 안하는데...

도데체 이넘의 머리는 왜 이리도 빨리 자라는지..."

그리하여 어느새 나는 미용실 의자에 앉아 있었다.

예정에도 없었던 볼륨펌 까지 하면서 말이다...

삐죽이 자란 머리만 대충 손질 하겠다던 내 눈에...

미용실 거울에 붙여져 있던...

"볼륨산소펌" 이라는 문구 하나에 마음이 동하여 그만...

어쨋든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지~

 

이렇듯 겨우내 머리카락이 내 눈을 다 가릴만큼의 시간동안 나는...

세상과 담쌓고 먼지 한톨까지 세심하게 정리에 들어가고...

이것저것 준비 하면서...

첩첩굴혈 동면의 나날들을 보내고 있을 때..

남들은 어느새 봄이라 부산스럽게 야단을 떨며...

봄맞이에 나섰다.

 

어떤이는,통도사 홍매화 개화 상태를...

실시간으로 부지런히 알려 주면서...

귀여운 동박새와 함께 곤줄박이 화려한 날개짓도...

퍼포먼스로 보여 주기도 하고...

또 어떤이는, 보기만 해도 시리게 아름다운...

은백의 덕유산 상고대 소식을 전해 주기도 하면서...

그렇게 누군가는...

가는 계절이 아쉬워 겨울 그 끄트머리를 부여잡고...

막바지 겨울을 만끽하기도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앞당겨 미리 봄을 한껏 즐기면서...

붉은 홍매화보다 더 붉은 열정을 불사지르고 있다.

아직은 봄이라고 우기기엔 날선바람, 미완의 2월...

겨울과 봄의 애매한 그 경계선 사이,

그 어드메쯤에서...

 

그렇지 않아도 주래언니,어제 나에게...

그 동면은 도데체 언제쯤 끝이 나냐고 물었었는데...

글쎄..나의 동면은 언제쯤 끝이 나고 봄볕이 스며 들려나...

보여도 못본 척, 들려도 못듣는 척 애써 나를 누르며...

카메라를 서랍 깊숙한 곳에 묻어 놓고 살았는데...

짐을 옮기고 정리가 끝나는 그 즈음이면... 

이젠 마음을 조금 열어 놓아도 좋겠다.

바람이 들고 볕이 스며 들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