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otion Therapy/생각의 온도

더디게 흘러가길 기도한다

Rain.. 2025. 1. 30. 03:14

 

 

 

 

 

 

 

 

 

 

 

 

 

 

빨리 지나가 버렸으면 했던

시간들에게 사과한다.
무엇도 하지 못하는 나는 뒤로하고
우주가 멈춘 듯 불행으로 여겨
남는 시간으로 묶어버린 걸 사과한다.

누군갈 깊이 사랑하면

저절로 알게 되는 경이로움 앞에 서니
느린 시간들을, 더딘 시간들을

흘러가라 기도했던 걸 후회한다.

요원한 행복 같아서
한 날을, 달을, 일 년을, 수많은 시간을
처연하게 보낸 걸 후회한다.
갈음할 수 없는 사랑을 마주하니
떠나가라 기도했던 시간들에게 사과한다.

우주가 멈춘 듯 행복한 찰나도 있다는 걸
사랑을 하고서야 알았다.
느리게 붙잡고 싶은 시간들에게 기도한다.

무얼 해도 찰나의 순간이 되는 행복 앞에서
감히 영원을 노래하는 간절함을 담는다.
순간들이 느리게, 더디게
흘러가길 기도한다.

 

 

 

우리의 2025년 새로운 시작

신희연《시간들에게》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