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지기 쉬운 몸을 가진 나는 과립이다.
느끼기도 전에 녹아버리는 구름의 유전자다.
입을 다문 캡슐 속에 아직 가보지 못한 바다와 산과 도시의 기억이 가득하다.
시간의 발자국으로 만든 작은 알갱이들...
지도에도 닿지 않은 길이 과립의 바깥을 코팅하고 있다.
나는 당신의 따뜻한 입 속에서 사라지기 전 순례의 발을 내딛는다.
쿡쿡,비스켓처럼 부서지는 방문을 열면 파도가 들이치는 세상...
물기를 좋아하는 나, 물기를 무서워하는 나, 물기로 뭉쳐진 나...
손을 내밀면 비구름의 늑골이 아직 따뜻하다.
파도는 동그랗게 말아올리지 못하는 무거움에 대한 직유...
차가운 잠언을 증류한 혼잣말이 혀끝에 있다.
문 밖을 떠도는 영혼은 언제나 쓰다.
코팅된 내 몸으로 파고드는 오래된 중얼거림...
조금씩 열리는 캡슐 속에서 나를 산란한다..
더 작고 작은 과립으로, 둥근 것이 사라지는 순간에...
내 몸은 물에 불은 비스켓처럼 형체를 알 수 없는 원시原始
내가 낳은 나를 진흙처럼 이개며 시간이 기름띠 처럼 흘러간다
비의 캡슐 / 정 푸른...
Rain (Ambient Music, by Janin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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