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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otion Therapy/기억의 편린507

하늘 푸르고 매화 흰 날에... 내 보라고 핀게 아닐꽃을 보고... 무척 예뻤다... 그래..그랬다... 숨을 쉬는 것은... 어떤것도 허투루 피지 않아... 늘 [그만큼이나]였고... [그것 밖에]란 없었다... 가고 싶은 곳도,갖고 싶은 것도 많은 아이 우리설이... 나 역시 아직은 가본 곳 보다는 안가본 곳이 더 많지만... 스물여섯, 우리 설이는 뭐든 해보고 싶고 어디든 가보고 싶다. 그래 괜찮다 청춘은 뭘해도 멋진 것이다. 통도사 홍매화를 시작해서... 광양 매화마을까지 접수하고 싶다는 우리설이... 여기저기 들려오는 꽃소식에 벌써부터 봄 앓이가 시작 되었다. 그래서 달렸다... 섬진 매화마을에서 구례 산수유마을까지... 바다와 만나는 강이라 벚꽃 굴 과 재첩국으로 유명한... 하동을 중심으로 굽이쳐 흐르는 섬진강을 끼고..... 2019. 3. 15.
그대로의 꽃이었다... 사실은 우리 꽃을 품고 산다... 때로는 마음자리 심란하여... 그리 아름답거나 향기롭지 않지만... 의미 없던 일이 없는 것처럼 그 의미에 핀 마음은... 저마다의 빛깔과 내음 그대로의 꽃이었다. 그렇게 우리 사실은 꽃을 보고 산다. 사실은 우리 꽃을 보며 산다 / 손락천 Come out and play - Billie Eilish 바깥엔 아직 메마른 겨울의 모습이 그대로인데... 어느새 벌써 홍매화가 눈을 틔우고 꽃을 피웠단다. 어느새 벌써............ 몇일을 계속 겨울속 봄날같은 따사로운 햇살과 포근한 바람에... 통도사 홍매화가 만개 수준이라는 어느 기사와 사진을 보고... 그래서 그 바람을 안고 때아닌 꽃구경에 나섰다. 물론 운전은 왕복으로 우리 설이가 운전대를 잡았고... 그 덕에 나.. 2019. 1. 31.
한 해의 끝에 서서... 한 해의 끝에 서서 물었다... 깊어진 주름과 흰머리 말고... 내게 이 마지막은 시작에서 무엇이 달라졌던가... 뫼비우스의 띠처럼 돌다가 문득 깨달았다... 같은 공간이지만 다른 시간에 섰다는 걸... 비슷하지만 사실은 모든 것이 달라졌다는 것을... 손락천 / 무엇이 달라졌을까... 비록 달라진것 없다 하지만... 비슷하지만 사실은 모든것이 달라져 있는... 기억과 추억 그리고 시간들... 잘 견디었다. 그래서 오늘은 그냥 마음을 쉬게 하고 싶다. 미안한 마음, 고마운 마음, 사랑하는 마음, 미워하는 마음, 쉴 새 없이 쓰느라 너덜너덜 닳아버린 마음... 하루만 닫고 쉬게하고 싶다. 다만.... 잠시 생각에 머물며 살아가는 동안... 아주 가끔씩이라도 맑고 향기로울수 있기를... 2018. 12. 31.
그래요 아마도 삶이란 겨울인 게요... 삶에서 엄마를 입고, 가족을 입고, 여러 곁을 입었지만... 그 따뜻함에도 혼자일 때가 허다하였소... 하여 삶이란, 외로움을 벗고자 한 전쟁인 것을 진즉에 알고... 피 튀는 전투에서 웃고 울은 위로를 얻었지만... 고독의 근본이란 그래서 떨쳐지는 존재가 아니었소... 그렇게 봄과 여름, 가을을 보내고 다시 끝이며 시작인 겨울이오... 그래요 아마도 삶이란 겨울인 게요... 시계바늘 조차도 왠지... 평소보다 두배로 느리고 더디게 흐를것만 같은... 나른하고 나른한 휴일 날... 이불밖은 너무도 위험할것 같은 이 한 겨울 아침.. 다들 늦잠에 빠져 있을거라 여기며... 그냥 이불속에서 뭉기적 대고만 있는데... 그만 자고 일어나서 밖에 눈좀보라는 아들녀석의 성화에... 자리를 털고 일어나 베란다문을 열.. 2018. 12. 16.
첫눈... 마음이 그랬던 걸까... 잠시라도 덮혀 시선 없는 쉼을 바랐던 걸까... 바람이 쌓은 구름에 언뜻 비쳤다 내릴 듯 흩날릴 듯... 속 깊이 갈무리된 흰빛 하나 아직은 아닌데... 마음에는 이미 닿아 활짝이던가... 고독한 그러나 찬란한 그 겨울의 꽃... 겨울비 슬픈 노래처럼 아침부터 맥없이 추적이던 비는... 오후로 갈수록 점점 희끄머리하게 톡톡 날리다 말다 젖어 내린다... 그렇게 진눈깨비로 바뀌더니 결국엔 한바탕 펑펑 쏟아내고야 말았다. 한 시간여 동안 꽤 펑펑.. 함박눈이 내렸다. 첫눈이었다. 첫눈이란 단어 하나만으로... 온통 들뜬 카톡방들을 주욱~.. 내려다 보다... 문득 우울해지고 생각이 많아져서는 핸드폰을 다시 덮는다. 나 역시 첫눈 이라는 말 한마디에 그저 설렘과 들뜸으로... 마냥 즐.. 2018. 12. 11.
가을이 가네... 잎새는 서늘함에도 탄다... 뜨거움에는 회색빛 재가 되지만, 서늘함에는 붉음 짙은 단풍이 된다... 내가 여름이 아니라 가을을 타는 이유다... 그윽함이란 오래도록 태울 서늘함에 있는 까닭이다... 그윽함이란 불같이 인 마음에는 없는 까닭이다... 가을에 깊다 / 손락천 Autumn is Gone 가을이 가네 (이야기) 창문을 열고 밤새 갇혀있던 묵은 공기를 내 보내고... 새로운 공기를 불러 들인다. 싸늘하고 신선한 공기가... 폐속 깊숙히 타고 들어가 몸에 생기를 전해준다. 참 다행이다 싶다. 공기의 흐름은 이미 버~얼써 바뀌었지만... 아직까진 그래도 가을스러운 그 느낌들이 남아 있어 좋다. 11월초 갑작스레 불어닥친 한겨울 시린 바람에 화들짝 놀라... 올 겨울은 또 얼마나 꽁꽁 얼어 붙일려나 지.. 2018. 11. 30.
최고의 성형은 다이어트다... 오늘 아들이 쌍수를 했다. 그래서 지금 눈탱이가 밤탱이가 되어서 얼음팩을 눈에대고 누워 있다. 우습지도 않게시리... 우리집에서 유일하게 쌍꺼풀이 없는 사람은 딸이다. 그런데 왜 아들이 쌍수를.. 그러게, 우리도 알지 못했다. 딸도 아니고 아들녀석이 쌍수를 하게 될줄은... 아들녀석, 어렸을적엔 분명히... 양쪽 눈 두쪽다 선명하게 예쁘게 진 쌍꺼풀이 있었다. 애기때는 쌍꺼풀진 예쁜 눈에 제법 이목구비가 또렷해서... 데리고 다니면 사람들로 부터 예쁨을 많이 받곤 했었는데... 그랬었는데..정말 그랬었는데.............. 워낙에 식탐이 많은 녀석이라... 고등학생이 되면서 부터 움직임은 아주 적고 먹는양은 엄청 많고... 갑자기 살이 찌기 시작하면서 얼굴형도 완전 바뀌어 버렸고... 그 또렷하던.. 2018. 11. 17.
추억의 맛을 찾아서... 금빛 햇빛이 가득 쪼이는... 건조하고 맑디맑은 가을 속을 살고 있다는 사실이... 가끔 나에게 미칠 듯한 환희의 느낌을 준다. 산다는 일, 호흡하고 말하고 미소할 수 있다는 일, 귀중한 일이다.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있는 일이 아닌가... 지금 나는 아주 작은 것으로 만족한다... 한 권의 책이 맘에 들 때, 또 내 맘에 드는 음악이 들려올 때, 또 마당에 핀 늦장미의 복잡하고도 엷은 색깔과 향기에 매혹될 때, 또 비가 조금씩 오는 거리를 혼자서 걸었을 때, 나는 완전히 행복하다... 맛있는 음식, 진한 커피, 향기로운 포도주, 생각해보면.. 나를 기쁘게 해주는 것들이 너무 많다... 전혜린《그리고,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중에서... 먹방,쿡방, 이제는 사실 좀 지겹고 식상할때도 되었건만... 여전히 T.. 2018. 11. 11.
소확행... ‘소확행’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막구운 따뜻한 빵을 손으로 뜯어 먹는것... 오후의 햇빛이 나뭇잎 그림자를 그리는 걸 바라보며... 브람스의 실내 음악을 듣는 것... 서랍안에 접어 놓은 속옷이 잔뜩 쌓여 있는 것... 무라카미 하루키《랑겔한스섬의 오후》중에서... 집 나갔던(?) 차가 다시 돌아왔다. 마치 돌아온 탕아처럼 고물차가 다 되어서 말이다... 뭐..말하자면 원래 그리 고급진 차는 아니었으나... 그 어떤 좋은차 부럽지 않게 조아라 하며 타고 다녔었다. 그런데 아들이 출근을 하기 시작하면서... 아들녀석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처음부터 없었으면 몰라도 있다가 없어지니까... 그 불편함은 이루 말할수가 없었다. 예전에 차 없을때는 어떻게 다녔나 싶을만큼... 버스타고 지하철타고 다닌다는 그 자체.. 2018. 1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