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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otion Therapy/기억의 편린

소확행...

by Rain.. 2018. 11. 10.

 

 

 

 

 

 

 

소확행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막구운 따뜻한 빵을 손으로 뜯어 먹는것...

오후의 햇빛이 나뭇잎 그림자를 그리는 걸 바라보며...

브람스의 실내 음악을 듣는 것...

서랍안에 접어 놓은 속옷이 잔뜩 쌓여 있는 것...

 

 

무라카미 하루키《랑겔한스섬의 오후》중에서...

 

 

 

 

 

 

 

 

집 나갔던(?) 차가 다시 돌아왔다.

마치 돌아온 탕아처럼 고물차가 다 되어서 말이다...

뭐..말하자면 원래 그리 고급진 차는 아니었으나...

그 어떤 좋은차 부럽지 않게 조아라 하며 타고 다녔었다.

그런데 아들이 출근을 하기 시작하면서...

아들녀석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처음부터 없었으면 몰라도 있다가 없어지니까...

그 불편함은 이루 말할수가 없었다.

예전에 차 없을때는 어떻게 다녔나 싶을만큼...

버스타고 지하철타고 다닌다는 그 자체가 내겐...

여간 불편하고 번거로운게 아니었다.

그러던 차에 건강 상태도 완전 바닥을 치기 시작하면서...

카메라도 손에서 놓아 버리게 되었고...

이차저차 여러가지 복합적인 문제로...

지금은 그냥 완전 집순이로 전락해 버렸다.

 

새로운 것에는 별로 관심도 없고...

차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던 아들 녀석이...

어느 날 부터 주변도 살피고 주위를 신경 쓰기 시작하더니...

새로운 차에 급 관심을 보이며 이것저것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드디어 어제,

아들 이름으로 된 새로운 차가 도착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아주 작고 소박한 내차는...

다시 내게로 돌아왔다.

 

비록 처음 보다는 낡고 볼품없는 모습으로...

다시 돌아왔지만 어쨋든 일단 야호다~!

솔직히 고백 하자면 지독한 길치에다 방향치인 나는...

낯선 곳에서 길 헤메기 일쑤였고 그렇기에...

어딜 갈때마다 택시를 탄다는 것 역시 만만치 않았다.

어쩌면 그래서 더 왠만한 볼일이 아니면...

그냥 집순이에 집사 노릇에만 충실 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집순이 노릇도 이젠 끄~읕~~!

 

소확행이 어디...

오후의 햇빛이 나뭇잎 그림자를 그리는걸 바라보면서

막구운 따뜻한 빵을 손으로  뜯어 먹으며...

브람스의 음악을 듣는 것이기만 하겠는가.

내가 가고 싶을때, 가고 싶은 곳에 가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내가 좋아하는 사진을 찍을수 있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아닐까...

내 없어보니 내 없던 때에도 시간은 갔고...

헝클어진 것들이 보란 듯 제자리를 찾았다.

나는 나란 존재는 없으면 조금 불편한 정도의 무게였을까...

그리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리 생각하지 않겠다.

내 그리 되라고 꿈꾸고 걱정한 까닭에...

그 시간이 갔고 제자리를 찾은 것이라 생각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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