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들이 쌍수를 했다.
그래서 지금 눈탱이가 밤탱이가 되어서 얼음팩을 눈에대고 누워 있다.
우습지도 않게시리...
우리집에서 유일하게 쌍꺼풀이 없는 사람은 딸이다.
그런데 왜 아들이 쌍수를..
그러게, 우리도 알지 못했다.
딸도 아니고 아들녀석이 쌍수를 하게 될줄은...
아들녀석, 어렸을적엔 분명히...
양쪽 눈 두쪽다 선명하게 예쁘게 진 쌍꺼풀이 있었다.
애기때는 쌍꺼풀진 예쁜 눈에 제법 이목구비가 또렷해서...
데리고 다니면 사람들로 부터 예쁨을 많이 받곤 했었는데...
그랬었는데..정말 그랬었는데..............
워낙에 식탐이 많은 녀석이라...
고등학생이 되면서 부터 움직임은 아주 적고 먹는양은 엄청 많고...
갑자기 살이 찌기 시작하면서 얼굴형도 완전 바뀌어 버렸고...
그 또렷하던 쌍꺼풀도 어딘가 모르게 어색하고...
부담스러운 눈이 되어 버렸다.
혹시 고행석 만화에 주로 등장하는 구영탄을 기억 하는가...
평소에 신경쓰지 않고 그냥 자연스럽게 눈을 뜨면...
마치 구영탄처럼 반쯤 내려 뜬듯한 눈이...
흐리멍텅 늘 졸리는 눈 같고...
그래서 눈에 힘을 주어 크게 뜨면 부담도 그런 부담이 없다.
그런 것들이 저 역시 알게 모르게 많은 스트레스 였었는지...
몇일전 이런저런 얘기 끝에 어중간하게 쌍꺼풀이 있는것 보다...
차라리 아예 선을 없애 버리는게 나을것 같다는 결론으로...
그렇게 해서 병원을 찾았었다.
하지만 또 의사 소견은 조금 달랐다.
그래서 이런저런 방법으로 시뮬레이션 끝에
확실하게 찝는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렇게 갑자기 하게 된 쌍수 였지만...
살면서 두고두고 스트레스 받는것 보다는 해서 스트레스 덜 받고...
조금 이라도 자존감이 높아 진다면 하는쪽이 맞다고,
잘했다고 했다.
사실 우리 딸이 고등학교 졸업할 무렵...
쌍수를 해달라고 보챈적이 있었다.
그때 까지만 해도 딸아이가 가족들은 모두 하나같이 쌍꺼풀이 있는데...
저만 없다는 사실에 조금은 화가 났었는지도 모르겠다.
또 그 무렵이면 취업을 준비하든, 대학교 진학을 하든...
쌍수를 많이 하던 시기이기도 했었다.
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달랐기에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쌍수를 해 주지 않았다.
물론 내가 전문가적인 견해는 없지만...
비록 쌍꺼풀이 없는 눈이지만 작은 편도 아니고...
나름의 개성과 매력적인 예쁜 눈이라고 나는 판단 했었다.
그래서 요즘같이 개성을 중요시 하는 시대에...
매력없이 개나,소나 다하는 그런 흔한 쌍수를...
뭐 하러 너까지 하려하냐 했더니...
엄마는 쌍꺼풀이 있으니까 그런 소릴 하는 거라고...
개나 소나 다 있는 그런 쌍꺼풀이 자기만 없다며...
볼멘 소리로 쌍수를 해야만 하는 이유들을 늘어 놓았었다.
그랬던 딸아이도 그런 과도기를 지나 이제 스물다섯이 되었고...
저도 이제서야 내 말의 뜻을 알아 먹는다.
쌍수를 하러 들어가는 아들 녀석의 뒷통수를 보면서...
혹시 아직도 쌍수에 대한 미련이 남았느냐고 딸아이에게 물었더니...
지금은 전혀 아니라고, 지금은 전혀 그럴 마음이 없다고 했다.
다행이다..................
이유야 어찌됏든 지금 아들은 하게 되었고...
딸아이는 하지 못하게 했던 그 마음이 조금은 목에 가시처럼 걸렸었는데...
저도 지금의 자신의 눈에 만족 한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고 다행이었다.
최고의 성형은 다이어트라 했다.
인생은 살 빼기 전과 후로 나뉜다고 할 만큼...
살만 좀 빠지면 다시 쌍꺼풀이 돌아올 각인데...
먹는걸로 스트레스를 푸는 그넘의 식탐이 문제였다.
말은 쉽지만 결코 쉽지 않다는 걸 나도 잘 안다.
하지만 아들녀석 나이, 벌써 스물여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