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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otion Therapy/기억의 편린

가을이 가네...

by Rain.. 2018. 11. 30.

 

 

 

 

 

 

 

잎새는 서늘함에도 탄다...

뜨거움에는 회색빛 재가 되지만, 서늘함에는 붉음 짙은 단풍이 된다...

내가 여름이 아니라 가을을 타는 이유다...

그윽함이란 오래도록 태울 서늘함에 있는 까닭이다...

그윽함이란 불같이 인 마음에는 없는 까닭이다...

 

 

가을에 깊다 / 손락천

 

 

 

 

 

 

 

 

 

Autumn is Gone 가을이 가네 (이야기)


 

 

 

 

 

 

 

창문을 열고

밤새 갇혀있던 묵은 공기를 내 보내고...

새로운 공기를 불러 들인다.

싸늘하고 신선한 공기가...

폐속 깊숙히 타고 들어가 몸에 생기를 전해준다.

참 다행이다 싶다.

공기의 흐름은 이미 버~얼써 바뀌었지만...

아직까진 그래도 가을스러운 그 느낌들이 남아 있어 좋다.

11월초 갑작스레 불어닥친 한겨울 시린 바람에 화들짝 놀라...

올 겨울은 또 얼마나 꽁꽁 얼어 붙일려나 지레 겁을 먹고 있었는데...

그때 잠깐 일시적인 추위가 지나가고 평온을 유지 하면서...

퇘색한 담쟁이 덩쿨 사이로 스며드는 빛고운 햇살이 그렇고...

11월의 바람 답지 않게...

날세우지 않은 한낮의 훈훈한 바람이 아직까진 그렇다.

 

온창을 통해 빠르게 전환되는 공기와 함께...

따사로운 한낮의 햇살을 거실깊숙히 끌어다 놓고...

청소기를 돌리고 느즈막한 아침을 먹고는...

노곤노곤 나른해진 햇살창가에 커피한잔 들고 앉았다.

어느새 내일이면 12월,

누가 등 떠미는것도 아닌데 계절은 가을을 싣고..

겨울속으로 이제 긴 여행을 떠날 채비를 서두른다.

이렇게 또 한계절이 가고 또 한계절을 맞이 하면서...

사는게 참 쓸쓸하구나...

한모금 담배 연기를 들이 마시듯

한모금 뜨거운 커피를 목젖으로 흘려 보낸다.

씁쓸한 커피 만큼이나 씁쓸함을 맛본 삶은

한 모금 커피에 아우성친 위장처럼 씁쓸함을 끊을 수 없다.

일상은 묻는 것이라며 삶은 묻히는 것이라며...

씁쓸한 세상은 더 씁쓸한 것으로만 잊힐 수 있다고...

스스로 씁쓸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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