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그랬던 걸까...
잠시라도 덮혀 시선 없는 쉼을 바랐던 걸까...
바람이 쌓은 구름에 언뜻 비쳤다 내릴 듯 흩날릴 듯...
속 깊이 갈무리된 흰빛 하나 아직은 아닌데...
마음에는 이미 닿아 활짝이던가...
고독한 그러나 찬란한 그 겨울의 꽃...
겨울비 슬픈 노래처럼
아침부터 맥없이 추적이던 비는...
오후로 갈수록 점점 희끄머리하게 톡톡 날리다 말다 젖어 내린다...
그렇게 진눈깨비로 바뀌더니 결국엔 한바탕 펑펑 쏟아내고야 말았다.
한 시간여 동안 꽤 펑펑.. 함박눈이 내렸다.
첫눈이었다.
첫눈이란 단어 하나만으로...
온통 들뜬 카톡방들을 주욱~.. 내려다 보다...
문득 우울해지고 생각이 많아져서는 핸드폰을 다시 덮는다.
나 역시 첫눈 이라는 말 한마디에 그저 설렘과 들뜸으로...
마냥 즐거워 했던때가 분명 있었는데...
하지만 언젠가 부터 나는 더이상 첫눈에 설레이지 않는다.
이젠 출근은 어떻게 하나, 먹고 살일부터 걱정이다.
그래서인지 버티는 삶에 대해, 버티는 관계에 대해 고민을 한다.
마음이 늙어서 라고 해야 하나..감정이 메말라서 라고 해야...
아님 어른으로서 지극히 현실적인 당연함이라고 해야할까....
보일러를 뜨끈하게 돌려놓고 극세사 담요에 둘둘 둘러싸여...
온라인 세상의 한없이 신난 사람들을 바라본다.
이런 저런 생각에 잠겨 첫눈에 더이상 설레지 않는 내가...
비정상적으로만 느껴진다.
나이가 들어 간다는 건 무뎌지는 일인것 같다.
좋아 죽겠거나 싫어 죽겠는것 보다 그냥 그런게 많아진다.
세상엔 좋기만 한것도 나쁘기만 한것은 없으니까...
하지만 나이 들수록 좋은 것들보다 싫은 것들이...
조금더 많아지는 이유는...
지우고 싶은 기억들이 많기 때문이리라.
나에게 첫눈이란...?
기다림이거나 설렘, 아니면 아주 다른 어떤 느낌이거나 마음...
그래도 아직은 설레고 싶은 첫눈, 그 첫 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
차곡차곡 쌓인 나이만큼 사라진 설렘들이 다시 돌아올까...
나이 만큼 좋은것들이 늘어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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