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otion Therapy/쓸쓸한 조도313 부족한 사랑의 변명 사람이 하루하루 정신없이 살다 보면 사는 게 어디 그렇게 마음처럼 쉽게 되는 것이겠냐는 말.. 마음은 그게 아닌데 마음처럼 잘되지 않았다는 말.. 나는 이제 이런 걸 두고, 마음이 그게 아닌 게 아니라 정확히 그게 맞고 마음처럼 잘되지 않은 게 아니라 딱 마음만큼만 된 것이라고 못 박고 싶다. 그냥 모든 게 다 사랑이 부족했던 것의 변명.. 이제는 정말 지겹고 지겨워서 치가 떨린다. 한사코 입만 살아서 겨우 사랑하는 척만 하다가 또다시 잊고 일상의 관성에 묻혀 조만간 죽어 버릴 나라는 인간이란.. 박현준《사랑이 부족해서 변명만 늘었다》중에서... 2025. 1. 21. 각자의 방식대로 채우는 여정 인간은 혼자서 살 수 없는 존재라지만, 역설적으로 인간은 늘 혼자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 말의 의미를 알 것만 같다. 내 안에서 수시로 피어오르는 슬픔과 분노, 그리고 우울감까지도 결국은 내 안에서 일어나는 작용이며, 제아무리 고독을 피하려 타인과 맞붙어 보아도 결국 잠이 드는 순간 무의식의 세계에서는 혼자가 된다. 삶이란 메울 수 없는 공허함을 각자의 방식대로 채우는 여정이라던가? 그러니 외로움과 친해진다는 것은 곧 자기 자신과 친해지는 일이다. 투에고 《내 인생에 묻습니다》중에서... 2025. 1. 13. 나이를 먹는다는 건 나이를 먹는다는 건 나 자신을 다루는 법을 조금이나마 더 잘 알게 되는 것. 게으르고 괴팍하며 소심하고 엉뚱한 자아를 어르고 달래면서 느릿느릿 앞으로 나아가는 것. '이것도 팔자인데 어쩌겠니' 하는 심정으로 마침내 인정하고 동행하는 것. 너나 나나 고생이 많다. 나 때문에 너도 참 고생이 많다. 이적《이적의 단어들》중에서... 2025. 1. 1. 틀린 건 없다 그냥 다 다를 뿐이다. 고작 2000년대만 해도 우린 모두 같은 것을 보며 자랐다. 같은 드라마를 봤고 같은 음악을 듣고, 같은 코미디를 보며 웃었다. 그러나 이젠 모두가 다른 경험을 하며 산다. 누군가는 이역만리 외국인들이 하는 공놀이에 미치고 누군가는 부질없어 보이는 일반인들의 연애 예능에 몰입하고, 또 누군가는 말 못하는 판다를 보며 외로움을 해소한다. 틀린 건 없다. 그냥 다 다를 뿐이다. 태수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중에서... 2024. 12. 31. 고요한 거울 겨울 숲속 깊숙이 들어가면 문득 어떤 거울을 느낀다. 길 잃기 두려워 망설이고 망설이며 가랑잎 사각사각 밟아 가다가 이 미로 어딘가에 있을 텅 빈 공터와 거기서 잠잠히 녹슬어 가는 오래된 거울을 느낀다. 아예 미로가 스스로 미로라고 모르는 채로 알지 못하는 것처럼스스로 거울이라 여기지도 않는 모든것들을 비추어 내는 고요한 거울을 느낀다. 스스로 답이라고 여기지 않으면서다가오는 말을 느낀다.겨울 숲 품에 깊숙히 갈수록아득하고 해맑은 거울을 느끼고 그것이 뽀얗게 비추어 내는 대낮 별자리를 느낀다.가물가물 돌고 있는 별자리를.. 사이토 마리코《단 하나의 눈송이》중에서... 2024. 12. 18. 필요한 온도 필요한 온도어떤 일을 단호하게 체념하기 좋은 온도..말을 하지 않아도 마음이 전달되는 온도..막연한 불안함이 몸속으로 스미는 온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꽤 잘 살아왔구나, 하고두 발로 오래 서 있을 수 있는 온도 ! 안대근《웃음이 예쁘고 마음이 근사한 사람》중에서... 2024. 12. 15. 어떤 기억은.. 어떤 기억은 아물지 않습니다. 시간이 흘러 기억이 흐릿해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 기억만 남기고 다른 모든 것이 서서히 마모됩니다.색전구가 하나씩 나가듯 세계가 어두워 집니다. 한강《소년이 온다》중에서... 2024. 12. 6. 12월 6일 뉴스데스크 클로징 친위 쿠데타 같은 상황에서 국민을 지켜야 할 임무는 외면해놓고 이제 와서는 탄핵 트라우마를 운운하며 오히려 자신들을 지켜달라는 정치인들이 있습니다.국민들 앞에서 트라우마란 표현을 꺼낼 자격이 있습니까.군사독재에 오랜 세월 억압당했고 심지어 계엄군에 의해 학살당한 진짜 트라우마가 있는 무고한 국민들이 다시 총 든 계엄군에게 위협당했는데 어떻게 지금, 그 표현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쓸 수 있습니까. 몇 년 정권을 잃고, 자리를 잃었던 게 트라우마라는 겁니까.대체 정치를 왜 하는 겁니까.내란죄 피의자가 또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르는데, 국민을 지키는 것보다 자기 자리를 지키는 게 더 중요합니까. 금요일 뉴스데스크 마칩니다. 12월 6일 뉴스데스크 클로징 2024. 12. 6. 마음 환절기 계절이 오고 가며 겪는 이 불안정한 시기는 날씨뿐 아니라 삶에도 존재하는데, 이 시기를 청춘이라 정의하고 싶다. 청춘, 급격한 변화들에 둘러싸여 낮과 밤의 온도가 제법 다른, 바뀐 온도를 맞이하기 위해 반드시 견뎌내야 하는, 발가벗은 마음이 안락하지 못한 낯선 공간에 툭 내던져지는 시기. 나이가 많고 적고를 떠나 어떠한 구간에서 다음 구간으로 가는 변곡점에 이를 때마다 우린 청춘을 겪는다.... 정영욱《결국 해내면 그만이다》중에서... 2024. 12. 3. 공백 마음이 가지고 있는 공백이 허전함이든 외로움이든 공허함이든 아쉬움이든 무언가로 채워 넣으려고 애쓸 필요 없어요. 공백은 마음의 숨구멍이니까요. 그대로 놔둬도 괜찮습니다. 남궁원《가만히 있어도 괜찮다 말해주길》중에서... 2024. 11. 20. 오늘도 괜찮다. 오늘도 괜찮다. 덜 걱정해도 될 일이고, 그만 불안해도 되는 날이다.다 지나간 일이며, 지나갈 날이다. 우리는 이 시간을 나답게 살아 낼 뿐이다.이때까지 그래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일홍《행복할 거야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중에서... 2024. 11. 16. 말 없는 위로 사람에겐 때때로 말 없는 위로가 필요하다. 몇 마디 따끔한 말로 구성된 무정한 위로보다 너의 상처를 이해하고 있다는 깊은 끄덕임과, 진심으로 네 말에 공감하고 있다는 눈 마주침이 우리에겐 훨씬 더 절실할 때가 있다. 아니, 많다. 나는 이제 내 사람들을 그렇게 위로해주고 싶다. “살아”라는 무책임한 한마디가 아니라, 살아볼 만한 하루를 같이 만들어보고 싶다. 태수 「가끔은 말 없는 위로가 나를 더 위로한다」중에서... 2024. 11. 10. 이전 1 2 3 4 ··· 2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