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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otion Therapy/기억의 편린

보헤미안 랩소디

by Rain.. 2018. 11. 8.

 

 

 

 

 

 



름이 무거우면...

비 내려 무게를 흩은 것처럼...

계절은 쌓인 무게를 붉음으로 흩더이다...

그리하면 내 영문도 모른 채...

붉음에 이끌리어 생각 많더니 사실은 그러했더이다...
가을은 청동거울 같아서...

내 지나간 생명과 시간을 비추고...

시방의 무게와 흩음...

그 엄중함을 느끼라 한 것이더이다...

 

손락천 / 끌림, 그 가을의 랩소디...

 

 

 

 



 

 

Bohemian Rhapsody - Queen(Official Video)  

 

 

 

 

 

엄마들에게는 역시 딸이 있어야 겠구나...

새삼 딸의 존재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는 요즘이다.

나이가 들어 갈수록...

엄마에게 있어 딸의 존재란 딸 그 이상의 존재로 다가온다.

특히 이제 성년의 나이를 지나 스무살 그 중간에 설 즈음이 되니...

때로는 친구 같은 존재로 또 때로는 든든한 조력자로...

그러다 또 변함없이 사랑스러운 딸의 모습으로...

같은 여자로서 공감하기도 하고 서로 이해폭이 넓어졌다.

 

추적추적...

정말 가을비 스럽게 이틀째 비가 내린다.

이 비가 그치면 이 가을도 이제 끝이겠구나...

스산한 창밖을 내다보며 심란스러워 하는 내게...

엄마도 좋아 할만한 영화가 있으니...

영화나 보러 가자며 손을 잡아 끌었다.

그렇게 우리 설이 덕분에 보게 된 영화 '보헤마안 랩소디'

굳이 '퀸'의 팬이 아니더라도 왠만한 사람들은...

'퀸'의 노래는 한두번, 아니 어쩌면 자신도 모르게...

여러번 들었을 것이다.

그냥 노래 잘하는 괜찮은 밴드가 아니라...

전설이 되어버린 록밴드 퀸(Queen),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 노래를...

 

영화는 가족을 떠난 남자가...

다시 가족에게 돌아오는 이야기다.

이민자 가정에서 자라난 프레디 머큐리는...

계속해서 자신의 정체성을 외면하려고만 한다.

보수적인 아버지와 충돌하면서 일탈을 일삼고...

결국 동성애 성향을 깨달으면서 본의 아니게 결혼생활도 파탄이 난다.

그리고 솔로로 전향하면서 밴드 맴버들까지 져버린다.

완전히 혼자가 되자 피폐해진 그는...

잊고 있던 가족과 친구들의 소중함을 깨닫고...

다시 그들에게 돌아간다.

 

영화는 역시...

프레디 머큐리의 천재성을 보여주는데 꽤 많은 공을 들인다.

영화를 본 다른 사람들은 스토리가 너무 평면적이라고 아쉬워 하지만...

프레디 머큐리의 삶을 세세하게 몰랐던 나 같은 문외한 에게는...

설들력 있는 인물묘사가 좋았다.

어차피 전기 영화는 한 사람의 삶을 여러 몇가지 관점에서 해석하고...

그 해석의 맥락에 공감을 이끌어 내는 것이 작법이 아닐까...

나는 이 영화에서

아웃사이더의 삶을 자처 하면서도...

주눅들지 않고 자유분방했던 예술가를 보았고...

죽음에 직면한 한 인간의 진지함에 설득당했다.

그리고 20세기 폭스 오프닝 로고송이...

퀸 스타일의 버전으로 기타 연주가 나올때부터...

사실상 이미 나는 마음을 빼았겼다.

 

영화 내내 리드미컬한 편집도 일품이다....

가사를 감각적인 그래픽으로 보여주는 것이나...

여러가지 버전으로 변주된 노래들까지...

퀸의 음악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표현력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

마지막 '라이브 에이드' 장면에서 꽃을 피운다.

거의 완벽하게 실제 라이브를 재현한 이 장면은...

실제 공연 이상을 보여준다고 볼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 10여분 동안 쉬지 않고 이어지는 퀸의 공연은...

퀸의 팬들에 대한 역사상 가장 웅대한 팬서비스 아닐까 싶을 만큼...

감동적이었다.

영화는 '라이브 에이드'를 끝으로...

퀸의 가장 빛났던 순간에 상징화의 매듭을 짓는다.

 

그 라이브 장면이 끝이 나면서 전해오는 벅찬 감동이란...

마음 같아서는 일어나서 기립박수라도 쳐주고 싶었지만...

앉아서 조용히 혼자 박수를 쳤다.

그렇게 엔딩스크롤이 올라 가고 불이 켜졌는데도...

일어나질 못하고 한참을 그대로 멍하니 앉아 있었다.

말로 형언할수 없는 어떤 울컥임과 먹먹함으로...

비록 우리와 조금은 다른 삶으로 인해 일찍 생을 마감 했지만...

타고난 재능과 뜨거운 열정으로 치열하게 살다간...

천재 뮤지션 프레디 머큐리...

그의 남다른 음악적 재능과 뛰어난 감각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가을비가 쉼없이 추적이는 날에...

심란스러운 마음으로 영화관을 들어섰다가...

우리 설이 덕분에 예상치 못한 감동을 선사받고 나왔다.

딸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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