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탁본을 뜨면..
여러 겹 표정이 다른 무늬의 층이 찍힐 것이다.
바람의 역할이란...
꽃 술을 열기도..꽃잎 떨어뜨리기도...
내 몸속 지나며 휘파람 문신 뼈에 새기기도 하지만...
십칠 층 꼭대기로 찾아와 밤새 울고 간 적도 있다.
그 울음에 귀 막고 덧문 꽉 닫아 걸었더니...
숨어서 입술 깨물고 있었나 보다.
지난 계절 먹구름의 더께 옷 걸치고 몰려와...
아름드리 거목들 우람한 세월을 냉큼 주저 앉혔다.
견고한 둥치 베어지고...
남은 건 뿌리 깊은 의자다..바람의 앉음새다...
우두커니 누군가 기다려 온 오래된 습성의 의자는...
바람이 은유한 동그란 문자, 휴지부의 표상이다.
내게도 바람의 속성 있다.
끊임없이 두드리고 부러뜨리고 휘몰아치다가...
흉곽 깊숙이 의자를 앉히고 쉬어 보기도 하는데...
바람의 전모가 궁금하다..
모호한 형식의 지금은 없는 바람...
바람의 형식 / 이 정원...
No More Waiting - onyay Phe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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