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風磬)을 걸었습니다.
눈물이 깨어지는 소리를 듣고 싶었거든요.
너무 높이 매달아도 너무 낮게 내려놓아도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바람이 지나가는 길목에 우두커니 오래 있다가
이윽고 아주 오랜 해후 처럼
부등켜 안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지요.
와르르 눈물이 깨질 때
그 안에 숨어 있던 씨앗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날마다 어디론가 향하는
손금 속으로 사라지는 짧은 그림자 말이지요.
너무 서두르고 싶지는 않습니다.
조금씩 솟아올라 고이는 샘물처럼
풍경도 슬픔을 제 안에 채워두어야 겠지요.
바람을 알아버린 탓이겠지요..........
나 호열 / 긴 편지
Return Of The Rains - Karune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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