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시간 잠도 잊은채...
고양이 걸음마냥 살금살금 내리는 빗소리에...
귀를 세우고 가슴을 열어젖히고 가만히 누워...
살그머니 봄을 엿듣는다...
한동안 닫아 두었던 창문을 열고...
봄밤의 싱그러운 냄새 뒤썪여 들려오는
빗소리를 넋 놓고 듣는다...
문득 그리워져 고개를 돌린다...
너의 향기와 닮아서...
한차례 밤 비 지나가고...
시간을 여윈 밤의 시름이 고요하다.
지금은 새벽...
어떤 불행도 어떤 행복도 나를 잡아 흔들지 못하는...
지극히 잠잠하고 외로운 평안...
지금은 완충의 때..,
가끔 베란다 난간에 빗물 떨어지는 소리...
사랑도 인생도 여백을 둔 쉼표로...
나는 도돌이표도 높은음자리도...
지금은 주장하지 않는다...
다만, 고요의 흔적 위에...
나의 숨소리만 아무런 의미도 자각하지 못하고...
흐르는 저 빗소리와 더불어..
점.점.점. 통렬한 가슴의 복판을 지나...
시간의 건너편으로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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