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더 많은 바람을 품어야 닿을 수 있을까...
몸 열어 가지 키우는 나무,
그 나뭇가지 부러진 곳에 빛의 파문이 일고 말았다.
둥근 기억의 무늬가 새겨지고 말았다.
기억을 지우는 일은 어렵고 어려운 일이어서
끌고 가야만 하는 것 옹이 진 자리...
남아있는 흔적으로 물결무늬를 키우고...
온몸이 흔들리도록 가지 내밀어 제 몸에 물결무늬를 새겨 넣는...
나무의 심장을 뚫고 빛이 들어간다.
가지가 뻗어나갔던 옹이가 있었던 자리의 무늬는...
지나간 시간이 축적되어있는 나무의 유적이다.
지워지지 않는 기억이 아름다운 무늬를 만들고...
무늬의 틈새로 가지가 터진다.
잎 터진다, 꽃 터진다, 제 속에 유적을 품은 저 나무가 뜨겁다.
나무가 빚어내는 그늘에 들어앉은 후...
나는 비로소 고요해졌다...
나무의 유적 / 김경성
Paradise Bird - Chyi Yu
'Travel Therapy > 길위의 바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가슴 빈터에... (0) | 2015.11.25 |
---|---|
바람의 언어는... (0) | 2015.11.18 |
레테의 강... (0) | 2015.11.15 |
흐르는 강물처럼... (0) | 2015.11.05 |
한순간 속의 풍경... (0) | 2015.10.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