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바람의 냄새를 맡아 봐라...
어느 성소를 지나오며 품었던 곰팡내와...
오랜 세월 거듭 부활하며 얻은 무덤 냄새를...
달콤한 장미 향에서 누군가 마지막 숨에 머금었던...
아직 따뜻한 미련까지...
바람에게선 사라져 간 냄새도 있다...
막다른 골목을 돌아서다
미처 챙기지 못한 그녀의 머리 내음...
숲을 빠져나오다 문득 햇살에 잘려 나간 벤치의 추억...
연붉은 노을 휩싸인 저녁 내 옆에 앉아...
함께 먼 산을 바라보며 말없이 어깨를 안아주던 바람이...
망각의 강에 침몰해 있던...
깨진 냄새 한 조각을 끄집어낸다.
윤 의섭 / 바람의 냄새 원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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