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지고 나면 그 후는 그늘이 꽃이다...
마이크도 없이 핏대 세워 열창했던 봄날도 가고...
그 앵콜 없는 봄날 따라 꽃 지고 나면...
저 나무의 18번은 이제 그늘이다.
사랑은 가도 옛날은 남는가...
한 시절 목청 터져라 불러재꼈던 흘러간 노래처럼...
꽃 지고 난 그 후 술 취한 듯 바람 등진 채...
비틀거리며 휘청거리며 부르는 저 뜨거운 나무의 절창...
그래서 저 그늘 한평생 나무를 떠나지 못하는 거다.
그늘만큼 꼭 그 젖은 얼룩만큼 나무는 푸르른 거다.
설령 사랑도 꽃도...
한 점 그늘 없이 피었다 그늘 없이 진다 해도...
누군가 들었다 떠난 퀭한 자리마다.
핑그르 눈물처럼 차오르는 그늘...
꽃 지고 난 그 후는 모든 그늘이 꽃이다.
마스카라 시커멓게 번진 검은 눈물꽃이다.
박 이화 / 사랑은 가도 옛날은 남는가...
기억속으로 - 이 은미
'Travel Therapy > 시선과 감성...'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은 그렇다... (0) | 2016.09.28 |
---|---|
우리가 늘 흔들리고 있음을... (0) | 2016.09.21 |
하루... (0) | 2016.08.09 |
8월... (0) | 2016.08.02 |
저 묵직한 고요... (0) | 2016.07.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