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없는 길 위에서 마음 적당히 비뚤어지게 만드는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싶은 날이 있다..
가슴에 푸른 멍이 들고..
목젖까지 부어 숨이 차올랐던 그런 날엔...
술잔이 투박한 그 집 붉은 의자가 좋다..
길 없는 길 위에서 눈물 섞인 술을 마시고 싶은 날이 있다..
자정이 지나도록 입 안에 혀는 지칠 줄 모르고
언어가 몸살을 앓는 그런 날엔..
술잔이 투박한 그 집 붉은 의자에 온통 내려놓고 싶다...
가끔씩 바람이 불거나 비가 오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날,
그런 날엔 젖은 나를 뽀송뽀송 말리거나..
너무 말라 부서질 것 같은 몸, 축축하게 적시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