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이 색깔이라면 아마도 흰색일 게다.
아직 채색되지 않은 신(神)의 캔버스,
산도 희고 강물도 희고,
꿈꾸는 짐승 같은 내 영혼의 이마도 희고,
1월이 음악이라면 속삭이는 저음일 게다.
아직 트이지 않은 신(神)의 발성법(發聲法).
가지 끝에서 풀잎 끝에서
내 영혼의 현(絃) 끝에서 바람은 설레고,
1월이 말씀이라면 어머니의 부드러운 육성일 게다.
유년의 꿈길에서 문득 들려오는 그녀의 질책,
아가, 일어나거라, 벌써 해가 떴단다.
아, 1월은 침묵으로 맞이하는 눈부신 함성...!
1월 / 오세영
새해가 밝았다. 1월이 열렸다..
아직 창밖에는 겨울인데 가슴에 봄빛이 들어선다..
나이 먹는다는 것이, 연륜이 그어진다는 것이,
주름살 늘어난다는 것이,
세월에 가속도가 붙는다는 것이,
모두 바람이다..
그래도, 1월은 희망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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