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것, 잊지 못하면 버릴 것...
잊지도 버리지도 못하겠으면...
하루 세 번 그 대상을 향해 등 돌리는 의식을 치를 것...
뼈가 시린 기억은 주황으로 간직된다.
주황은, 마지막 소원의 색이기도 하다.
마음이 이글이글 불에 타고 있다고 느끼거나...
특히 봄볕 아래 눈을 감을 때 선뜩선뜩 눈가로 스쳐...
눈동자가 베일 것처럼 간절한 색...
그 색이 주황이다.
오래된 기억일수록 주황의 정도는 더 진하다.
주황색 얇은 천으로 흔들리거나...
아니면 주황의 바람, 주황의 불빛으로 와서...
그 색깔이 가진 고유한 밝음 때문에...
눈을 찡그려야 하는 기억들이 있다.
물론 주황은 독특한 에너지를 품고 있어서...
우리가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 주기도 한다.
이를테면 네가 사랑에 빠진다면...
너의 머리는 온통 이 주황 물감으로 가득 찰 것이며...
그 사랑에 빠진 네가 손을 뻗기만 하면...
세상 모든 사물들이 주황으로 물들어버릴 것 같은...
주황은 그런 색이다...
그렇다..사랑 때문에 눈이 멀 것 같은 때에도...
방망이처럼 닥치는 색..그 몸살의 색인 것이다.
그 몸살을 이용해 허풍을 부풀리고, 과시를 부풀리고...
또한 감정 모두를 끈적하게 포장하기도 할 테니...
우리는 각별히 몸살을 조심해야 할 밖에...
이제 조금 알겠나..주황이 어떤 색인가를...
이 병률 / 주황..색의 여행...
Confession - BlueStone Trib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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