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 잃어간다는 것은
하나씩 성숙해 간다는 것이다.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돌아보면 문득 나 홀로 남아 있다.
그리움에 목마르던 봄날 저녁...
분분히 지던 꽃잎은 얼마나 슬펐던가...
욕정으로 타오르던 여름 한낮...
화상 입은 잎새들은 또 얼마나 아팠던가...
그러나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이 지상에는 외로운 목숨 하나 걸려 있을 뿐이다.
낙과(落果)여...
네 마지막의 투신을 슬퍼하지 말라...
마지막의 이별이란 이미 이별이 아닌 것...
빛과 향이 어울린 또 한번의 만남인 것을...
우리는 하나의 아름다운 이별을 갖기 위해서...
오늘도 잃어가는 연습을 해야 한다..
10월 / 오세영...
Autumn Leaves - Eric Clap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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