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 넓은 저녁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웃들이 더 따뜻해져야 한다.
초승달을 데리고 온 밤이 우체부처럼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채소처럼 푸른 손으로 하루를 씻어 놓아야 한다.
이 세상에 살고 싶어서 별을 쳐다보고...
이 세상에 살고 싶어서 별 같은 약속도 한다...
이슬 속으로 어둠이 걸어 들어갈 때
하루는 또 한번의 작별이 된다.
꽃송이가 뚝뚝 떨어지면
완성하는 이별, 그런 이별은 숭고하다.
사람들의 이별도 저러할 때
하루는 들판처럼 부유하고 한 해는 강물처럼 넉넉하다.
내가 읽은 책은 모두 아름다웠다.
내가 만난 사람도 모두 아름다웠다.
나는 낙화만큼 희고 깨끗한 발로 하루를 건너가고 싶다...
떨어져서도 향기로운 꽃잎의 말로...
내 아는 사람에게... 상추잎 같은 편지를 보내고 싶다...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 이 기철....
Evening Falls - Enya
'Travel Therapy > 길위의 바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삶은 기우로 흘러가는 강물인가... (0) | 2015.09.12 |
---|---|
산위에 마음을 눕히고... (0) | 2015.09.11 |
솟구쳐 오르기... (0) | 2015.05.20 |
들꽃방석을 깔고 앉아... (0) | 2015.05.13 |
별까지는 가야 한다... (0) | 2015.05.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