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조용히 바라보았던 것은...
잎 진 실가지 그물 틈새로 나무의자 위에 떨어지는...
여윈 햇살 부스러기가 아니라...
비어있는 나무 의자보다 철저한 나의 기다림이었다.
기다림은 언제나 길다.
녹슨 가시철조망 안에서 바라보는 또 하나의 눈물겨운 노을
아, 바깥...기다림은 어디서나 길다.
추억은 한 발자국 늦게 도착하거나,끝내 도착하지 않는다.
가시 철조망 안에서 추억은 가슴저리게 그리운...
과거에 대한 아늑한 도취가 아니다 추억은 고문이다.
암록색 천막 건물 앞 외로운 후박나무에 기대어...
길이만 있고 부피가 없는 선분의 잔인한 성격을 생각한다.
아, 부피가 없는 선분의 이쪽과 저쪽...!
허 만하 / 기다림은 언제나 길다...
이 성우 - 나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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