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고독고독을 고드름처럼 씹는다...
그래도 고독사는 안 할 것 같다...
낮에는 신열이 오고 밤에는 불면이 오니까...
해변을 장악한 바람이 나를 흔든다...
키를 맞댄 방갈로와 방갈로 사이로...
몸에다 섬세하게 묘비명을 새긴 조개껍질들이...
와작와작 굴러 다닌다...
모래 무덤 사이로...
별들이 악보를 들고 곧 떨어질 것 같다...
고독고독고독을 고드름처럼 씹는다...
그래도 고독사는 안 할 것 같다...
낮에는 무위(無爲)가 오고 밤에는 망각이 오니까...
고독사(呱獨死) / 문정희
문턱은 넘어서면 어지러워 내게 편한 나의 경계선이어서
심장만 어지럽혀 치워둔 쓸모없는 감정은 먼지 덮여
여길 벗어나면 죽음. 익숙한 슬픔보다 낯선 행복이 더 싫어서
걸음 버린 나 헌신발이 될까만 겁이나
세상, 세월, 사람 날 꺾어 신어서. 잊고 있어
문 앞에 수북이 쌓인 신문과 고지서처럼
나와 상관없는 세상의 생각, 요구들 내 앞에 늘어놓지 마
This is my home. Leave me alone. 여기만은 들어오지 마
이젠 눈물 없이도 운다. 그저 숨 쉬듯이 또 운다.
집이 되어버린 슬픔을
한 걸음 벗어나려 해도 문턱에서 운다
나도 모르게 운다.
내게 행복할 자격 있을까?
난 왜 얕은 상처 속에도 깊이 빠져있을까?
사는 건 누구에게나 화살세례지만
나만 왜 마음에 달라붙은 과녁이 클까?
감정이 극과 극 달리고, 걸음 느린 난
뒤떨어져 숨 막히고 내 맘을 못 쥐어
세상을 놓쳐. 몇 걸음 위 행복인데
스스로 한단씩 계단을 높여. 누구에겐 두려운 일
하지만 내겐 웃음보다 자연스러운 일
사람이 운다는 것은 참을수록 길게 내뱉게만 되는
그저 그런 숨 같은 일. Let me breathe
슬픔이 내 집이잖아. 머물래 난, 제자리에
잠시 행복 속으로 외출해도 반드시 귀가할 마음인 걸 이젠 알기에.
이젠 눈물 없이도 운다. 그저 숨 쉬듯이 또 운다.
집이 되어버린 슬픔을
한 걸음 벗어나려 해도 문턱에서 운다.
나도 모르게 운다.
집이 되어버린 내 슬픔 속에 그댈.
집이 되어버린 내 슬픔 속에 그댈 초대해도 될까?
이젠 눈물 없이도 운다 그저 숨 쉬듯이 또 운다
집이 되어버린 슬픔을
한 걸음 벗어나려 해도 문턱에서 운다.
나도 모르게 운다
집 타블로(feat. 이소라) 열꽃, Part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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