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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Therapy/박제된 슬픔...

고독사...

by Rain.. 2016. 2. 2.

 

 

 

 

 

 

 

 

 

 

 

 

고독고독고독을 고드름처럼 씹는다...

그래도 고독사는 안 할 것 같다...

낮에는 신열이 오고 밤에는 불면이 오니까...

 

 해변을 장악한 바람이 나를 흔든다...

키를 맞댄 방갈로와 방갈로 사이로...

몸에다 섬세하게 묘비명을 새긴 조개껍질들이...

와작와작 굴러 다닌다...

 

모래 무덤 사이로...

별들이 악보를 들고 곧 떨어질 것 같다...

고독고독고독을 고드름처럼 씹는다...

그래도 고독사는 안 할 것 같다...

낮에는 무위(無爲)가 오고 밤에는 망각이 오니까...

 

 

 

고독사(呱獨死) / 문정희 

 

 

 

 

 

 

 

 

 

 

 

 

문턱은 넘어서면 어지러워 내게 편한 나의 경계선이어서 

심장만 어지럽혀 치워둔 쓸모없는 감정은 먼지 덮여 

여길 벗어나면 죽음. 익숙한 슬픔보다 낯선 행복이 더 싫어서 

걸음 버린 나 헌신발이 될까만 겁이나 

 

세상, 세월, 사람 날 꺾어 신어서. 잊고 있어 

문 앞에 수북이 쌓인 신문과 고지서처럼 

나와 상관없는 세상의 생각, 요구들 내 앞에 늘어놓지 마 

This is my home. Leave me alone. 여기만은 들어오지 마 

이젠 눈물 없이도 운다. 그저 숨 쉬듯이 또 운다. 

집이 되어버린 슬픔을 

한 걸음 벗어나려 해도 문턱에서 운다 

나도 모르게 운다. 

내게 행복할 자격 있을까? 

난 왜 얕은 상처 속에도 깊이 빠져있을까? 

사는 건 누구에게나 화살세례지만 

나만 왜 마음에 달라붙은 과녁이 클까? 

감정이 극과 극 달리고, 걸음 느린 난 

뒤떨어져 숨 막히고 내 맘을 못 쥐어 

 

세상을 놓쳐. 몇 걸음 위 행복인데 

스스로 한단씩 계단을 높여. 누구에겐 두려운 일 

하지만 내겐 웃음보다 자연스러운 일 

사람이 운다는 것은 참을수록 길게 내뱉게만 되는 

그저 그런 숨 같은 일. Let me breathe 

슬픔이 내 집이잖아. 머물래 난, 제자리에 

잠시 행복 속으로 외출해도 반드시 귀가할 마음인 걸 이젠 알기에. 

이젠 눈물 없이도 운다. 그저 숨 쉬듯이 또 운다. 

집이 되어버린 슬픔을 

한 걸음 벗어나려 해도 문턱에서 운다. 

나도 모르게 운다. 

집이 되어버린 내 슬픔 속에 그댈. 

집이 되어버린 내 슬픔 속에 그댈 초대해도 될까? 

이젠 눈물 없이도 운다 그저 숨 쉬듯이 또 운다 

집이 되어버린 슬픔을 

한 걸음 벗어나려 해도 문턱에서 운다. 

나도 모르게 운다 

 

 

 

 

 

 

 

 

 

 

집 타블로(feat. 이소라) 열꽃, Part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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