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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otion Therapy/기억의 편린

가을이 지나가는 길목에서...

by Rain.. 2016. 11. 6.

 

 

 

 

 

 

 

하루가 창을 열었습니다...
막 필림을 갈아 낀 사진기자의 눈동자처럼...
초점을 맞추며 거리를 나섭니다...

시인의 노래 보다 더 푸른 하늘에...
빨간 점 하나 찍으면 날아온 고추잠자리...
가지 끝에 달려 있는 나뭇잎에...
외마디처럼 남아 있던 가을이 바람에 날립니다...

오늘은 기억에 남을...
몇 장의 스냅 사진 같은 일들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용혜원 / 가을 하루...

 

 

 

 

 

 

 

 

 

 

 

 

 

 

늘 그렇지만...

무미건조한 삶속에 피곤함에 쩔어 살면서...

불현듯 문득 따라나선 길에...

잊지 않고 반겨주는 반가운 얼굴들...

그리고 사진을 안했으면 여전히 모르고 살았을...

소소하지만 결코 사소하지 않은 값진 풍경들...

사는게 뭔지...체력도 여유도 만만치 않은...

그래서 어쩌다 겨우 한번씩 따라 나서게 되지만...

그래도, 역시 사진이란 취미는 참 좋은거구나...

새삼 또 한번 느낌표로 다가오는 아침...

 

푸른 안개 산 허리를 감싸며 자욱히 내려앉은...

몽환적인 그 느낌은 참 좋았지만...

어둠이 걷히고 서서히 밝음 속에 모습을 드러낸 단풍들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고 이쁘지도 않았다.

유독 뜨겁고 메마른 여름을 지나...

고운 빛을 발하기도 전에 쉼없이 퍼부어댄 비 탓인지...

채 익기도 전에 오글오글 말라들어 가고 떨어져 내려...

어느새 앙상해져 버린 나무들이 안스러웠던...

 

비도 내릴 만큼 내렸고...

이제서야 제대로 가을인가 했더니...

어느새 나뭇잎들이 이제 마지막 이야기를 끝내고...

안녕을 고하고 있는 이 늦가을...

우리들의 남은 이야기를 다하기에는...

이 가을이 너무도 빨리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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