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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otion Therapy/기억의 편린

운명이거나 우연이거나...

by Rain.. 2017. 9. 28.

 

 

 

 

 

 

 

 

우연과 운명 그 사이 어딘가에...

난 딱히 운명을 믿지 않는다.

일이든 사람이든 운명이라고 믿었던 그 어떤 것들로 부터...

여러번 심하게 빡~! 뒤통수를 맞아본 그 이후로...

난 운명이라는 말을 쓰지 않게 되었다.

그렇다고 뭐, 강하게 부정하지도 않겠다.

어쩌면 지금까지...

제대로 된 운명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내 인생에는 3명의 현정이가 있다.

물론 그 이전에도 나를 스쳐간 인연들 중에...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여러명의 현정이들이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내 기억속에 어떤 특정한 인연으로 기억되는 현정이는 세명이다.

그것도 지금으로 부터 거슬러 10년안에...

똑 같은 일을 계기로 해서 만나진 사람들.

 

이쯤되니 갑자기 나는...

참을수 없는 호기심과 궁금증이 일기 시작했다.

과연 나와 현정이라는 이름과 지금 하는일이...

도데체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 것인지...

그동안은 그냥 별 생각없이 무심히 지나치다가 ...

갑자기 어느 날, 어느 순간,

불현듯 현정이라는 이름앞에...

강하게 치고 들어오는 의구심이 하나 생겼다.

한명도 아니고 세명의 현정이라니...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시작한 계기가...

첫번째 현정이다.

현정이 때문이라고 해야 할까 덕분이라고 해야할까...

이왕이면 덕분이라고 해두자.

다른 일로 찾아 갔다가 어찌된 영문인지...

다른 길로 쭈~욱 빠지고 말았다.

아무튼 그렇게 첫번째 현정이 덕분에...

내 인생에 크나큰 터닝포인트가 된건 사실이다.

큰 사건이기도 했다.

 

그리고 몇년후...

두번째 현정이를 만났다.

성격도 생김도 나이도 어느 것 하나 공통점이 없는 둘이가...

어떤 인연이 닿았는지 알순 없지만...

그 알수없는 인연으로...

두번째 현정이는 급속도로 나에게 다가왔다.

또 다른 변화를 예고 하면서...

그렇게 나는 두번째 현정이를 만났고...

지금의 자리로 옮기게 되었다.

예지몽까지 꾸면서 말이다.

그때 그 꿈은 지금 생각해도...

이상하리만큼 선명하고 현실적인 꿈이었기에...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 있다.

 

현정이가 먼저 자리를 옮겨 갔고...

분위기를 봐서 옮겨 오라는 전화를 받기 하루 전날...

꿈속에서 나는 모습은 현실의 그 모습 그대로...

어떤 특정한 옷까지 그대로 입고서...

어느 학교 교실에 전학생이 되어 앉아 있었다.

보통 꿈에서 깨는 순간 흐릿하거나 생각나지 않는 꿈이 허다한데...

그날의 그 꿈은 정말 찜찜하리만큼 너무도 생생했다.

그리고 그 다음 날 현정이로 부터 오라는 전화를 받게 되었고...

그제서야 난, 아..이것이 예지몽이었구나...

옮겨라는 어떤 암묵적이고 묵시적인 뜻이구나 했다.

 

좀 낯가림이 심한 편이라서...

낯선 곳, 낯선 사람들,낯선 분위기의 그 서먹서먹함...

그런것들을 선천적으로 견디기 힘들어 한다.

그래서 어떤 곳에서 어떤 일을 하든...

왠만하면 한곳에 진득하니 오래 붙어 있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일년,이년 시간이 흐르면서...

그 두명의 현정이는 다른곳으로 옮겨가게 되었고...

지금은 가끔 안부를 물으며 연락을 하며 지내는 정도다.

 

그러다 또 우연인지 운명인지...

그곳에서 나는 세번째 현정이를 만나게 되었다.

그 이름들이 본명이지 예명인지는 정확하게 알수 없으나...

우리는 그들은 현정이라고 불렀고 그렇게 믿고 있었다.

세번째 현정이 역시 나와는 어떤 유대관계나 친밀감이 전혀 없는...

데면데면한 그런 관계가 전부였는데...

세번째 현정이 역시...

나와 알수 없는 인연의 끈으로 묶여 있었던 건지...

나도 모르는 사이 누군가에게 나를 소개했고...

나에게 쉽지 않은 숙제 하나를 던져 주었다.

그리고 그 숙제는 지금도 아직 현재 진행중이다.

 

이쯤되니 현정이라는 이름과 내가...

우연이거나 운명이거나...

아니면 우연과 운명 그 사이 어딘가에...

서로를 지독하게 닮아있는 그 무엇이 있거나...

지독하게 질긴 인연의 끈으로...

서로를 강하게 끌어 당기고 있는 건 아닌지...

만약에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 세명의 현정이와 만나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내가 그때 첫번째 현정이를 찾아가지 않았더라면...

그리고 지금 이 일을 같이 시작하지 않았더라면...

두번째 현정이가 지금 있는 곳으로 옮겨 오라고 했을때...

예지몽이고 뭐고 다 무시해 버렸더라면, 그랬더라면... 

오늘 내 삶의 모습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그렇기 때문에 인생의 모든 순간은...

나의 미래를 바꿔 놓을 수 있는 결정적 순간이며...

모든 선택은 결코 가볍지 않다.

우리가 가볍게 지나치는 모든 '우연' 의 순간은 사실...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 정교하게 짜 맞춰진

'필연' 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한때 운명이란 건...

확실하고 확고하게 정해져 있어서...

변할수 없는 거라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이젠 안다.

운명은 정해져 있는게 아니라 강한 이끌림...

어떤 것으로 부터 이끌리는 거라고...

매 순간의 선택, 마음먹은 생각들이 그 선택지를 오가며...

삶을 이루게 되는 거라고...

그렇기에 '인생은 운명이 아니라 선택' 이라는 말에...

나 역시 크게 공감하며 한표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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