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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otion Therapy/기억의 편린

편함과 만만함의 차이...

by Rain.. 2017. 10. 11.

 

 

 

 

 

 

 

 

착한 것과 맹한 것, 관용과 만용...

친근함과 만만함, 그리움과 미련...

사랑하는 마음과 미안한 마음...

 

너무나도 비슷해서 가끔 헷갈리는 것들...

지나고 나서 알게 되면 너무 늦은 것들...

 

 

김 율도《가끔은 위로 받고 싶다》중에서...

 

 

 

 

 

 

 

하다,착하다...

내가 가끔 주변 사람들로 부터 듣는 말이다.

착하다는 것, 누군가를 편하게 해 준다는 것...

들어서 어쩌면 기분이 좋은 말일 수도 있지만...

이것은 나의 장점이기도 하지만 어떨땐 단점이 되기도 한다.

살아감에 있어 내 인생에 득이 될 때도 분명 있지만...

독으로 작용할 때도 적지 않다는 말이다.

 

몇일전 누군가로 부터...

예전 내가 알던 누군가와 똑같은 말을 하는걸 듣게 되었다.

참..느낌이 편하다...

자신은 낯가림이 심해서 낯선 장소에서 낯선 누군가와는...

편하게 같이 밥도 잘 먹지 못하는 사람인데...

희한하게 내게서는 익숙한 편안함이 느껴진다고...

토시 하나 틀리지 않게 똑같이 말하는 그 사람을 보면서...

나는 예전의 누군가를 떠올리게 되었고...

그 짧은 순간에 참 많은 생각들이 머리속을 스쳐갔다.

이렇게 추억은 때론 알수 없는 씁쓸함이 되기도 한다.

 

내가 편하다는 말을 종종 듣는 건...

어쩌면 이야기를 잘 들어주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요즘 사람들은 다들 자기 하고 싶은 말들만 쏟아내기 바쁘고...

들어주는 것에 인색하다.

나는 누군가와 이야기 할 때...

최대한 귀 기울여 잘 들어주려고 애쓰는 편이며...

또 최대한  감정 이입을 해서 같이 맞장구를 쳐준다.

상대방은 심각하게 이야기 하고 있는데...

듣는 사람이 귀 기울여 듣지 않고...

딴 생각을 하거나 엉뚱한 소리를 한다면...

그것만큼 찐맛없고 맥빠지는 건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 앞에서는 두번 다시...

속내를 털어놓고 싶지 않을 것이다.

나 역시 그런 기분을 여러번 당해 봤고...

그 느낌이 어떤것인지 잘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누군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할때는...

어떤 조언이나 따끔한 가르침을 주는...

선생같은 사람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편하게 자기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필요한 것이다.

그냥 두서없이 자신의 속상함을 이야기 하고....

푸념이 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니 그럴 땐 말없이 가만히 들어주면 된다.

가만보면 주변엔 배우고자 하는 학생은 없는데...

가르치지 못해 안달이난 어줍잖은 선생들만 넘쳐난다.

 

세상엔 함부로 대해도 되는 사람은 없다.

특별하게 대해 준다고 해서...

편하고 친근한 관계라 해서...

함부로 대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싫으면 남들도 다 싫다' 라는...

만고불변의 진리 앞에서 우리는...

다시 한번 스스로를 뒤돌아 보고...

겸허해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편함과 만만함의 차이는 종이 한장의 차이다.

하지만 그 사이에서 오는 인식이나 감정의 차이는 엄청나다.

혹시 주변에 편안함과 친근함을 만만함으로 착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인격이나 품격을 한번 의심해 봄직하다.

어떤 관계든 서로 이해와, 존중, 그리고 노력이 있을 때...

진정 서로에게 존재의 이유가 되지 않을까...

그게 누구라도...

 

난 편안한 사람이 되고 싶지

만만한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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