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어 걸음 못 뗀것은 단풍 때문이었다...
지난해나 지지난해도 그러하였지만...
서늘함에 하늘거린 붉음은...
마음 잡아 놓지 않고 또 붙잡히어 섰다...
낙엽지기 전 마지막이어서 붉은 너에게...
손락천 / 가을에 붙잡히다...
어느새 눈 닿는곳 마다 가을로 가득하다.
시선이 머무는 곳이 전부 그림이고 작품이 되는 계절 가을...
'예쁘다' '아름답다' 라는 단어만으로는 이 가을을 표현하기엔...
내가 아는 단어의 조합이, 얄팍함이 너무나 아쉽고...
한참 딸리는 어휘력이 안타까울 만큼 황홀하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푸른빛을 띠고있던 가로수들이...
어느새 갈빛 고운 물을 들이고 가을가을 해진 모습으로...
빛을 받아 더욱 찬란하게 나부끼는 잎들을 보면서...
'모든 잎이 꽃이 되는 가을은 두번째 봄이다' 라고 말한...
알베르 까뮈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게 된다.
가을 안에서도 가장 찬란했던 시월도 이제 서서히 막을 내리고...
이렇게 이 가을도 이제 초절정에 달하면서...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굳이 시월의 마지막 날이라 언급하지 않아도...
충분히 쓸쓸하고도 쓸쓸한 가을의 끝자락을 떠올리게 한다.
한때는 푸른생기 가득했던 그 잎들이...
꽃보다 더 화려한 절정의 모습으로 나의 발길을 붙잡지만...
끝내 고운 단풍이 되지 못한 나는...
퇴색하고 여위어 가는 가을빛 아래에서...
그 붉은 잎들보다 이미 훨씬 더 붉어진 마음과 함께...
점점 여위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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