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창 사이로...
콧바람 들썩이게 유혹하던 너...
엊그제만 같았다...
아지랑이 해찰한다며...
꽃샘추위 물고 와 힘들게 하여도...
무장무장 견디더니...
하나둘씩 꽃잎 떨구어...
화려했던 날을 회상시킬 요량인가...
간드러진 춤사위 한판 선보이며...
하얀 사랑으로 그리움을 한껏 내 뱉던 너...
짧은 이별의 설움...
나무 틈 사이로 멀어져 가고...
애잔한 언어들이 촉촉히 젖어들면...
달콤하고 눈부신 환희로...
물빛 숨소리 한가닥 떨어져 내릴 때...
사랑스런 봄을 이야기 하자...
꽃비 날리고 / 정담 조영애
본디 물이었지 꽃잎...........
물 바닥에 하늘을 깔고 바람이 붓질하고...
봄 꿈 색깔 피었다 지는...
으깨지는 물 한 잎 이었지.
바쁘다가 잠시 삶이 아까운 거리에...
꽃 바람이 불어 재낀다.
거리마다 물 비린내 같은 비향 가득하다.
폴폴~떨어지는 물 한잎마다...
꽃 비늘 꽃 비린내...
언제 부턴가...
계절의 그 경계선이 모호해지더니...
이젠 아예 봄이 완전 실종되어 버린 듯 하다.
울 설이, 꽃 피는 봄날에 멋스럽게 입을 거라며...
큰 맘먹고 장만해둔 트렌치 코트는...
그 멋스러움을 제대로 한번 발휘 하지도 못한 채...
아직까지 옷장속에 얌전히 모셔진 채...
때를 기다리고 있다.
겨울옷을 벗는 순간이 아마도,
바로 여름이지 않을까 싶지만...
유난히 메마르고...
혹독하게 추웠던 지난 겨울을 뒤로 하고...
이례적인 3월의 눈 폭탄을 두번씩이나 던져 놓더니...
뒤죽박죽 순서없이 앞 다투어 피어 재끼던 봄 꽃들이...
비 바람에 또 한꺼번에 속수무책으로 지고 있다.
봄은 언제까지 일까...
매미가 울때 한 계절이 끝나는 걸까...
벚꽃이 길바닥에 흐드러질 때 한계절이 끝나는 걸까...
우리의 봄은 언제 시작해 언제 끝나는 걸까...
긴 겨울이 무색할 정도로 꽃잎의 봄은...
찰라의 순간으로 지나간다.
허망하다.
꽃도, 계절도, 우리네 인생도...
화무십일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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