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이 느렸다..
길도 느렸다...
하늘이 그 자리에 머물러 있고...
흐른다는 바람도...
내 발길에 머물러 있었다.
어쩌면 이 세상이...
이리도 아름다울까 싶어...
보고 또 보고...
듣고 또 듣고...
겨울가지 사이로...
어느새 벙그는 목련...
그 자줏빛 화려한 자태를...
한참이나 바라다 보며...
돌아서 걷는 걸음에...
마음이 떠나질 못했다.
참..눈 부시다.
이 봄날은...
무심한 걸음으로 마트로 향하다가...
무심한 내 눈에 들어온 목련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몇일전 까지만 해도 회색빛 앙상한 빈 가지에...
솜털 보송보송한 작은 봉우리들만이 맺혀 있었는데...
어느새 화르르~
백목련, 자목련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얼마전 두번 째 춘설이 내린 이후로...
하루가 다르게 봄 기운을 되찾으면서...
급격하게 기온이 오르더니...
겨우내 움츠리고만 있던 가지마다...
개나리 ,목련, 벛꽃이 활짝활짝~
찬란한 봄이 아우성이었다.
몇일전 까지만 해도...
연신 춥다는 소리를 해대며...
움츠리고만 있었는데 언제 이렇게 봄이...
새삼스런 눈으로 한참이나 올려다 보던 나는...
잰 걸음으로 바삐 옮기고 있던 걸음이...
나도 모르게 어느새 천천히...
느린 걸음으로 바뀌어 있었다.
나만 몰랐구나 자책하며...
뜬금없이 훅~치고 들어오는
봄 햇살에 아찔한 그 향기에...
간질간질 마음의 아토피를 앓는다.
참 눈부신 봄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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