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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otion Therapy/기억의 편린

여전히 4월은...

by Rain.. 2018. 4. 30.

 

 

 

 

 

 

 

 

나는 무엇을 하며 이 시절을 보냈던 걸까...?

매화가 지고, 벚꽃이 지고, 이제 이팝나무 꽃이 피었다... 

하얀 꽃 물결이 지나가고,지나가고...

붉은 물결이 다시 밀려온 지금까지 나는 무엇을 했을까...

나는 꽃을 보고 기뻐하고,아쉬워 하고,다시 감탄하며 이 시절을 보냈던 것일까..

아니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잘한 살음살음에 꽃을 본 찰라의 시간을 뒤로하고...

매양 노여워 하기도 하고 좌절하기도 하며 이 시절을 보냈던 것일까...

이 작은 자의 삶에서 계절을 따라 피고지는 꽃처럼...

순전히 기뻐함이란 그다지도 어려웠던 것일까...

 

그리워 하던것이 꽃이라면 그 꽃으로 그리움이 해소되었을 테다...

그러나 꽃을 그리워 하였지만 정작 진정으로 그리워 한것은...

꽃 너머의 꽃이었을 테다...

하여 눈부신 날에도 슬펐던 적이 있고, 슬픈 날에도 미친 듯 웃을때가 있었던 게다...

그래,,어쩌면 삶이 이토록 우왕좌왕 하는 것은 생각과 행동의 방향이...

삶의 본질에서 멀어도 너무 먼 까닭이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손락천 / 변명이다. 에둘러 말하지 말자...

 

 

 

 

 

 

 

 

 

무더기로 피었다가...

또 뭉텅뭉텅 무더기로 떨어져 내리는...

봄꽃에서 내 모습을 본다.

피를 토하듯 모가지를 비틀어...

뚝.뚝.뚝......

붉은 꽃송이를 떨구어 내는 그 모습을 보면서...

도데체 이렇게 허술하게 살아 남아서 뭘하나 싶은...

순간순간 무서운 생각도 떠올리면서...

겉보기는 무덤덤 태연한 척...

어쩌면...

그냥 견디었다는 표현히 맞을게다.

죽을 힘을 다해서...

 

4월은 눈물 나도록 아름다운...

꽃의 달이라고 시를 읊기도 하고...

잔인한 달이라고도 했다.

절정으로 치닿는 꽃들의 현란한 몸짓,

코끝을 간질이는 농익은 봄내...

아찔한 현기증 같은 봄날에도...

나는 여전히 아팠고 사는 게 힘에 부쳤다.

다달이 나날이...

어느 하룬들 힘들지 않았던 날이 있었겠느냐 만은...

희한도 하지...

해마다 왜 하필 사월이면 유독 그 힘듬이 배가 되는지...

사월은 잔인한 달 어쩌고 저쩌고 하는...

t.s. 엘리엇이 말한  그 잔인의 의미는 잘 모르겠으나...

나의 4월은 아픈것은 여전히 아팠고...

힘든 것 또한 여전히 힘이 들었고...

그렇게 여전히 또 잔인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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