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달력에 찍혀 있는 새로운 날짜들이
일제히 웃으며 뛰어와 하얗게 꽃으로 피는 새해 첫날.
우리에게 늘 할 말이 많아 잠들지 못하는 바다처럼
오늘도 다시 깨어나라고 멈추지 말고 흘러야 한다고
새해는 파도를 철썩이며 오나보다.
우리의 좁디좁은 마음엔 넓은 바다를 들여놓아
넓은 사랑이 출렁이게 하고
얕고 낮은 생각속엔 깊은 샘을 들여 놓아
깊은 지혜가 샘솟게 하자.
살아 있음의 축복을 함께 끌어 안으며
새해엔 우리 더욱
아름다운 말을 하고 아름다운 기도를 하자.
우리의 모든 말들이
향기로워 잊혀지지 않는 시가 되게 하자.
우리가 서로를 더 많이 생각한다면
이세상 모든 이가 형제라고 할 만큼
서로를 더 많이 아끼고 위해 준다면
우리는 더욱 행복한 새해의 새사람이 되리..
이해인 / 새해 첫날의 엽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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