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살 좋은 여름이 팔랑이며 눈앞을 날고
불쑥 뒤따라 뭍으로 나온 신선한 순간들.
그 미끄덩한 것을 집어 들어 한입에 넣고 오물거리면
이곳은 알알이 달큼하기만 한 때로 둔갑하고 맙니다.
슬픔에 힘입어 과거를 애써 들춰내지 않고
불안에 떠밀려 괜히 미래를 넘보지 않으며
오직 지금 이 순간에 머무를 줄 아는 것.
여름의 선명한 흥분 속에서만 수확할 수 있는
귀하디귀한 초록빛 배움입니다.
당장 눈으로 보고 귀담을 수 있는
이 순간만을 애틋이 여기며 살아가는 것.
마음에 모진 짐이 없는 이들이
여름을 현명히 나는 법이라 했습니다.
이 계절은 내가 그런 사람일 수 있게 하는
도움의 순간들이 지천에 흐드러져 있습니다.
내가 안정된 사람이 되고 싶어지는,
의심 없이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지는 계절.
참 괜찮은 여름입니다.
하태완 《나는 너랑 노는 게 제일 좋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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