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생각해보면 외로움과 그리움은
서늘한 내 마음의 힘이었지만
슬픔은 나를, 내 얼굴과 내 마음을,
내 몸 전체를 녹여 사라지게 할 것만 같았어.
용광로 안에 쇠가 흐르는 듯,
슬픔의 점도는 다른 감정들과
확연히 차이가 나.
겨우 붙잡고 있던 내 나무가 크게 휘어지는
그런 뜨거운 울음을 삶에서 몇 번 겪고 나니
언젠가부터 나는 내 마음의 평화를 위해
너무 슬픈 기억, 너무 화가 나는 일은
되도록 덮어둬.
아니, 흘려보낸다고 해야겠지.
어떤 지나친 감정에 내가 매몰되는 것이 싫어.
나는 오늘을 평화롭게 살고 싶으니까.
정현우, 조동희《우리가 사랑이라 말하는 것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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