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전축 위에 검은 판을 올려놓는다...
전축은 판을 긁어 대며 지나간 시대를 열창하지만...
여전히 노래는 슬프고..잡음은 노래가 끝나도록 거칠다...
소란스럽던 시절의 노래라서 그런 것일까...
마음과 마음 사이에 먼지가 끼어서 그런 것일까...
몇 소절은 그냥 건너뛰기도 한다...
훌쩍 뛰어 넘어 두만강 푸른 물이 삼각지 로터리에 궂은 비로 내리고...
눈보라치는 흥남부두로 소양강 처녀가 노 저어 가기도 하면서...
경계와 경계를..음절과 음절을..이념과 이념을...
덜컹 뛰어넘는 저 몇 개의 세선들...
한때 우리가 그렇게 노래를 불렀던 것처럼...
노래가 미처 끝나기도 전에 낡은 전축이 요동을 친다...
긁히고 패인 한 시대를 털커덕 털커덕 넘어서며...
판을 뒤집자고..이젠 뒤집어 노래하자고...
이 성목 / 옛날 노래를 듣다...
갈색빛 짙은 가을이 제대로 익어가던 어느 비요일에....
굽이치는 산자락을 휘감아 돌아 한 귀퉁이 자리한 조그마한 카페...
나란히 벽에 기대선 통기타..틱틱거리는 소리마져 정겹던 LP판...
불현듯 스쳐가는 추억속의 그 노래..그 목소리...
집에 돌아와 컴을 열고 사진을 정리하면서 다시금 떠오른 이름하나...
그래..그럴수도 있겠다...................
혹시 누구 아니냐고 물어나 볼걸 그랬다.
절대 음감까지는 아니지만..절대적인 나의 오감을 믿으시라...
혹시나 다시 한번 가게되면 유심히 들어보리라
그리고 꼭 한번 물어 보리라 누구 아니냐고...
거침없이 호탕한..호기롭던 그 시절...
20년을 훌쩍 뛰어넘은 아련한 추억속의 그 목소리.....
그 시절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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