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가까워질수록 해가 일찍 진다.
나는 해가 떠 있으면 잠을 잘 못 자는데
오늘 저녁잠을 조금 자면서 해가 일찍 진다는 걸 실감했다.
아침저녁으로 몰라보게 날이 싸늘하다.
내내 배즙을 달고 살아도 아침이면 목이 아픈 계절.
단 것이 먹고 싶고 따뜻하고 폭신한 것에 둘러싸이고 싶고
장편소설 을 읽고 싶은 계절.
가을은 쓸쓸하지만 다정하고 나는 가을이 좋다.
새로이 맞이하거나 오랜 것을 떠나보내는 시간들 사이에
편안하고 고요하게 지속되는 얼마 안 되는 시간이어서 좋고
계절의 변화가 물들 듯 일어나는 시간이어서 좋다.
점차 서늘해지는 바람 냄새,
손 끝에 와닿는 건조한 촉감, 저녁 무렵 해가 번지는 색깔,
가로등이 켜질 때 하얗게 선명해지는 거리...
김소원《다정을 지키는 다정》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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