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겨울이 끝나고 안으로 지쳐 있던 나...
봄 햇살 속으로 깊이 깊이 걸어간다...
내 마음에도 싹을 틔우고 다시 웃음을 찾으려고...
나도 한 그루 나무가 되어...
눈을 감고 들어가고 또 들어간 끝자리에는...
지금껏 보았지만 비로소 처음 본 푸른 하늘이 열려 있다...
개학하고 처음으로 집에 온 아들...
4학년 되더니 타이트하게 돌아가는 학교생활과...
숨쉴틈 없이 주어지는 많은양의 과제...
그리고 4학년이라는 왠지 모를 압박감에 부담으로 다가오는지...
조금은 지쳐보이고 까칠해진 얼굴에서 안스러움이 묻어난다.
워낙에 먹성이 좋은 탓도 있지만...
3일 내도록 맛있는 것~ 을 외쳐대는 통에 해 먹이고 또 해 먹이고...
비록 꼼짝않고 고스란히 내 주말을 내어 놓았지만...
그나마 돌아서는 발걸음이 가벼워서 참..다행이라는 생각...
그런 아이를 역까지 데려다주고 오는 길에...
차창에 부딪던 햇살이 어찌나 부시던지...
아무렇게나 쳐 박혀 있던 카메라에 렌즈하나 끼워서...
어느새 아파트안으로 깊숙히 스며든 봄 기운을...
내 몸안 깊숙히까지 한껏 불어 넣으며...
슬로우 슬로우 퀵퀵~...
몇일 봄 같지 않던 후덥한 날씨 탓인지...
양지바른 담벼락 쪽에는 이미...
개나리 목련 벛꽃들이 앞다투어 그 고운 자태를 뽐내고...
그렇게 한참을 봄 햇살속에서 서성이다 집에 돌아와...
청소기 돌리고 설겆이 하고...
겨우 커피 한잔 들고 않아보는 한숨나는 봄날...
이곳으로 이사온지 어느새 한달...
시간이란 놈 참..어찌나 날쌘지 우사인볼트보다 더 빠르다...
생각해보면 시간이란 놈은 참 변화무쌍 한것 같다...
말도 잘 안듣고...
어쨌거나~.............
내가 살아 있기에 새롭게 만나는 시간의 얼굴...
초록빛 새옷을 갈아입고 화사하게 다가오는 이 봄처럼...
살아서 나를 따라오는 시간들이 그래도 희망이고 선물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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