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들 하신지요...? 행복들 하신지요...?
사랑이 힘겹진 않으신지요...?
부모와 형제가 미치게 버거워도
여전히 껴안고들 있으신지요...?
잠자리에선 꿈없이 주무시는지요...?
비 오는 날엔 울음 없이들 비를 보시는지요...?
맑은 날도 좋아들 하시는지요...?
낙엽이나 고목들을 보면서도 기대들을 버리지신 않으신지요...?
여린 새순이 좋으신지요...?
라일락이 아카시아와 같이 피고 지는...
지금의 기후들이 안타까우신지요...?
잎과 꽃이 만나지 않는다는 상사화를 혹여 보셨는지요...?
정말 불행하지 않기를 원하는데, 그러신지요...?
지금 그리운 것들이 모두 그대들 옆에 있으신지요...?
저는 괜찮은데...
정말 그대들도 괜찮으신지요..?
노희경 / 안부를 묻다
비가 내리는가 했더니...
눈같기도 하고 눈인가 했더니 또 아닌것 같은...
희끗희끗 간간히 눈발이 썩이어 진눈깨비로 내리는 날...
딱 오늘 같은 날 창가에 서서 겨울 풍경을 바라보노라면...
옷 벗은 나무들의 표정은 왜 그토록 고독 하게만 보이는지...
상실은 밀물처럼 다가와 나를 심연으로 이끌고...
냉기로 가득 한 하루가 또 다시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진눈깨비와 함께 조금씩 나풀거리기 시작하던 눈송이는...
창을 내다보니 어느새 펑펑 함박눈으로 변해 있었고...
한 차례 열병이 지난 듯 주변이 고요하다.
쓸데없이 눈은..쯔~~~~
하면서도 그예 나는 주섬주섬 두터운 외투를 껴입고...
털모자를 눌러쓰고 거리를 나서고 있었다.
아직은 꽁꽁 얼어붙는 영하권 날씨가 아닌지라...
눈은 땅에 닿기도 전에 녹아버렸고...
갑자기 쏟아지기 시작한 눈에 다들 어깨를 잔뜩 움츠리고...
종종걸음을 치는 파리한 겨울 사람들...
풍경은 음산한 기운을 머금고 조용하고 단아한 한숨을 뱉으며...
외로움을 노래하고 있었다.
내게는 이제 첫눈이라 우기며...
그렇게 외로운 눈의 노래를 들으며...
눈오는 거리를 한참을 헤매다 들어왔더니...
울 설이 눈이 내려서 넘 춥다며 일찌감치 학교에서 돌아와...
온 잡안을 마치 한증막처럼 뜨끈하게 뜨끈하게 달궈놓고...
맨 바닥에 누워 몸을 지지고 있었다.
어린노무 가시나가 나도 안하는 짓을 할마씨처럼...
하긴..나도 눈바람을 맞으며 몇시간을 걷다 왔더니...
무릎에서 찬바람이 나는듯 욱씬거리는 듯한 느낌에...
그 뜨끈함이 싫치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반가웠다.
나 역시 눈오는 거리를 혼자 헤매고 있을때에...
다들 여기 저기서 눈이 온다며 실시간으로 바로 바로...
현 상황들을 알려왔는데...
주래 언니는 어디를 그리 바쁘게 다녔는지...
달리는 차창에 와락 쏟아지는 눈사진을 전송해 왔고...
도휘언니는 함박눈이 더 펑펑 쏟아졌으면 좋겠다며 반곡지로 뛰었다 하고...
강풀언니는 한잠 자고 일어났더니 뒷산에 하얗게 쌓인눈이 시리다고...
나처럼 찬바람 나는 눈이 시르다며 전해 왔으며...
자세한 상황은 잘 모르겠지만 은숙언니는 교통사고로 입원까지 했다는...
그저 반갑지만은 않은 오늘 눈 내리는 날의 오후 풍경...
이 겨울 다들 마음만은 시리지 않고 따사롭게...
아픔없이 모두모두 건강하게 안녕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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