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연다는 것...
한 존재가 낯선 존재를 만나서...
마음을 연다는 것은...
아무래도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경계하는 상대방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거라고는...
무릎을 굽혀 눈을 맞추며...
편안한 미소를 지어주는 일...
괜찮아, 괜찮아라고...
몇 번이고 말을 걸어주는 일...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그 자리에서 기다려주는 일...
느릿느릿 다가오는 상대에게...
따스한 곁을 내어주는 일...
박 정은《뜻밖의 위로》중에서...
잘 지냈음 했다..그랬으면 했다.
외롭지 말라는 마음이었다.
다 같이 행복하자는 마음 이었다.
물론 유키란 녀석도 다른곳에 가서 더 이쁨받고...
행복해질 수도 있었겠지만...
우리 참치와 함께 이렇게 같이 부대끼면서...
때로는 아웅다웅 투닥거리기도 하면서...
그렇게 서로의 자리를 조금씩 내어주고...
또 빈 자리를 채워 줄 수 있기를 바랬다.
그럴거라고,
그럴 수 있을거라고 믿었다.
우리 참치는 착하니까, 순둥이니까...
하지만 그건 나만의 일방적인 배려였고...
지나친 이기심 이었나 보다.
사람도 착하고 내성적인 사람일수록...
속으론 더 많이 상처 받고 힘들어 하듯이...
개나 고양이도 마찬가지라는 걸...
나는, 우리는 잠시 잊고 있었다.
그 착한 순둥이가...
제딴엔 얼마나 스트레스가 심했으면...
요로기증후군 재발에 코까지 다 헐더니...
이번에 눈병까지...
가까운 병원에 데려갔더니...
의사 선생님 대뜸 묻는다.
요 근래에 심하게 스트레스 받은 일이 있냐고...
그래서 얼마전 동생도 생겼고 새로 이사도 했다고.
그랬더니 이게 다 그 스트레스 때문이라 했다
특히나 예민하고 스트레스를 잘 받는...
고양이 습성 때문에...
갑자기 동생이 생긴것도 힘들텐데...
거기다 환경까지 새로 바뀌었으니...
얼마나 힘들었겠냐고...
그러면서 편안하게 해주고 잘먹이라고 했다.
에혀~녀석 지금껏 건강하게 잘 지낸다 했더니...
아플려니까 한꺼번에 아프네..안스럽게스리...
그러고 보면 사람이나 동물이나 마찬가지로...
그 스트레스라는게 몸과 마음을 얼마나 힘들게 하고...
병들게 하는지를 다시 한번 크게 깨닫게 했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야....
이 유키란 녀석은 도데체 뭐지~?
스트레스로 치자면 이 녀석이 누구보다 만만치 않을터...
저도 우리집에 새로 온지가 한달밖에 지나지 않았고...
오자 말자 이사까지 해서 이래저래 새로운 환경이 더 낯설텐데...
씩씩하게 밥도 잘 먹고 튼튼하게 잠도 잘 자고...
지가 먼저 다가가서 부비부비 해대고...
같이 엉겨붙어서 잠도 잘 자는 이녀석은...
도데체 뭐냐고...
이쁜 짜슥~~~
이게 바로 어쩔수 없는...
저와 우리의 특별한 묘연인게지.
이렇게 우리는
나와 다른 존재들 덕분에 웃음짓고 위로 받으며...
때론 이렇게 아프고 걱정도 끼치면서...
조금씩 시행 착오를 거치며 오늘도 살아갈 힘을 얻는다...
정말 소중한 것은 이렇게 가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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