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빗소리와 함께...
목덜미를 훑고가는 선득한 기운에 잠을 깼다.
올해는 6월부터 30˚c 웃도는 심상찮은 날씨탓에...
한껏 달아 오르는 스트레스로 다들 심한 몸살을 앓았지만...
그나마 한바탕 비 라도 퍼붓고 나면 선선한 바람과 함께...
기온이 많이 낮아 지는 느낌에 조금은 살것 같다.
내가 잠자리에 들면...
내 침대에서 늘 꼭 같이 붙어서 자던 녀석들이 보이질 않아...
거실로 나와보니 서로의 체온을 나누기라도 하듯...
소파위에서 두녀석이 꼭~붙어서 자고 있다.
짜슥들..이 한 여름에.................
그래서 이렇게 폭풍 셔터질을 했다는 후문이...^^*
그렇게 애증행각(?)을 벌이고 있던 녀석들이...
나를 보자, 기다렸다는 듯이...
밥 달라고 졸라대며 급 친한척 비비적 대면서...
한참을 다리 사이로 왔다리 갔다리 한다.
이런~
이쁜 냥아치들 같으느니라고.....ㅎ
**워낙에 따뜻한 걸 좋아 하고 포근포근한 이불을 조아라 하는 녀석,
비라도 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이렇게 이불속으로 파고드는 못말리는 녀석.
특히,추운 겨울엔 주로 사람 몸에 붙어서 지내려고함 주의.
이녀석이 유키,
우리와 같이 지내게 된지도 어느듯 7개월...
그간 참 많은 변화가 있었구나 싶다.
낯선곳,낯선 사람들,
그리고 또 다시 낯선곳으로...
고양이 자체가 스트레스에 민감한 편이고...
낯선곳을 극도로 싫어하는 영역동물인데다...
데려오자 말자 열흘 조금 지나 이사를 하게 됐고...
세 차례에 걸쳐 예방 접종을 거쳐...
땅콩제거 수술까지 하게됐으니...
아마도 그 스트레스는 어마무시 했을터이다.
그런데, 걱정 했던것과는 달리...
겉 보기에는 밥도 잘 먹고, 잠도 잘자고...
울 참치와도 크게 거부감없이 잘 지내는것 같아...
성격이 참 좋은 녀석이구나 안도의 한숨을 쉬었었다.
하지만, 6개월이나 지나서야 지금 생각해보니...
그게 아니었구나 싶다.
지 나름대로는 힘들었던, 적응과정 이었고...
우리에게 마음의 문을 열기까지는...
이렇게 오랜 시간이 필요 했었구나 싶어지니...
괜스레 짠하고 안스럽기만 하다.
그리고 그나마도 적응할수 있었던 건...
착하고 순둥순둥한 우리 참치 덕분이 아닌가 싶다.
묘연,평행이론, 뭐 이런걸 굳이 들먹이지 않아도...
이녀석은 우리와 인연이 닿을수밖에 없었는지 모른다.
나중에서야 들은 이야기지만...
유키가 전에 있던 집에서 같이 지냈던 고양이 이름 역시...
참치 였다는 사실.(소~름~~@@ )ㅎ~
그래서 그랬던 건지는 정확하게 알수는 없지만...
우리가 머리라도 쓰다듬어 줄라치면...
움찔 놀라는 모습을 보이다가도...
참치에겐 지가 먼저 다가가서 비비적 대면서...
늘 참치곁을 맴돌며 참치 곁에서만 새근새근...
평온하게 잠들었던 녀석.
두녀석이 얼마나 그림자 처럼 붙어서 지내는지...
때론 이 녀석이 남자 아이가 맞나~?
의구심이 들만큼 그 정도로 붙어 다녔다.
그렇게 유독 참치에게 애착을 보이고...
참치에게만 발라당 애교 필살기를 보여주었던 녀석이...
얼마전 부터는 뭔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모습이 눈에 보였다.
크진 않지만 이전 하고는 확연하게 다른 느낌이다.
지 나름대로 7개월동안 우리를 지켜 보면서...
이제서야 온전한 집사로 받아들일 준비가 된 것인지...
얼마전 부터는 지가 먼저 다가와...
발이나 손가락을 살짝살짝 깨물기도 하고...
울 설이 머리카락을 물고 땡기면서 가지고 놀기도 하고...
장난질을 걸어 온다.
눈에 보이지 않으면 또 불안해 하면서도...
그렇다고 또 너무 가까이 다가 오는것도 싫어 하면서...
늘 우리에겐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던 녀석이...
어느날 부터는 소파위에서 침대위에서...
아무렇지 않게 그 작은 몸을 살며시 기대어 온다.
우리 참치 녀석이야...
꼬물이 때부터 젖병 물려서 키운 녀석이라...
정도 많이 쏟고 워낙에 떡주무르듯이 안아 키워서 그런지...
낯선 사람들의 대한 경계심도 그리 심하지 않고...
사람 손길에 대한 거부감이 전혀 없다.
만져주면 그저 조아라 골골대며...
발라당 발라당 몸을 뒤집으며 애교를 부린다.
하지만,이 녀석 유키는 사실 얼마전 까지만 해도 ...
제 몸을 편안하게 우리손에 맏기진 않았었다.
손을 깨물거나 크게 까칠하게 군건 아니었지만...
참치에 비하면..뭔가 많이 뻣뻣하고 도도한 느낌~?
물론,냥이들도 자라온 환경의 차이도 있고...
그 성향이나 취향이 다 다르다는 건 인정한다.
어쨋든, 그랬던 녀석이...
이제서야 온전히 마음의 문을 열고...
조금씩 아주 조금씩 우리 곁으로 다가와...
그 작은 몸으로 이렇게 따스한 온기를 전해주고 있다.
너는 알까...
작은 존재가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
**모양도 크기도 똑 같은 두개의 밥그릇...
하지만 꼭 앞에 있는 참치 밥 그릇에만 집착하는 두녀석.
옆에 있는 그릇의 밥을 먹으면 될텐데...
참치란 녀석, 이렇게 제 밥그릇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희한한 놈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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