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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otion Therapy/remember

한줄기 햇살이 그리운 날...

by Rain.. 2017. 10. 15.

 

 

 

 

 

 

 

이른 아침...

불 미처 켜지 않은 어두운 방...

반쯤 열린 창문으로 들어온 햇살에...

책상 위 놓여있던 흰 종이 한 장만 환하다...

그 종이에 씌어진...

검은 글씨들이 눈에 와 박힐 듯하다...

사회는 나를 포기해도...

나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닿을 듯 닿을 듯 닿지 않는...

이것이 무엇인지 분명 아는데...

살고 싶다, 난 산다...

눈이 아프다, 눈길이 묶인다...

 

종이 한 장만한...

딱 고만큼만 어둠을 훼손하는 햇살..

여우볕 같은 희망...

 

 

이 선영 / 희망...

 

 

 

 

 

 

 

 

 

몇일 전부터...

머리가 지끈 거리기 시작하더니...

기어이 감기에 걸렸다.

지끈거리는 두통과 따끔거리는 목 통증에...

끼니처럼 약을 챙겨 먹는다.

약 기운에 취해서 꿈꾸듯 몽롱하고 나른해지니...

마음도 말랑말랑 해진다.

이렇게 나의 가을은 어김없이 아프게 지나간다.

 

기온이 낮아 질수록 단풍이 곱게 물든다는데...

그 단풍 얼마나 곱게 물들려고 이리도 일교차가 심한건지...

자고 일어 났더니 오늘은, 어느새 겨울이 찾아 와 있었다.

온통 회백색 빛을 띠고 있는 하늘은 암울하기 짝이 없고...

바람은 또 왜 그렇게 불어 샀는지...

털컹거리는 창틈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바람이...

괴기스러운 휘파람 소리를 내고 있다.

마치 한겨울 대숲에서 이는 바람의 울음소리 같은....

그런 으스스한 소리가...

 

그 소리를 들으니 갑자기 한기가 느껴지면서...

어깨가 쑤셔오는 듯 아파왔다.

차가운 바닥의 그 서늘함이 싫어서...

벌~써부터 거실 바닥에 깔아 놓은 온수매트에 온도를 높이고...

두터운 이불을 꺼내다가 둘러쓰고는...

연신 춥다는 소리를 해대는 나...

정말 비정상이 아닌가 싶다.

 

이제 겨우 시월 중순, 그러나 오늘의 창밖 풍경은...

12월달에나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스산함이었고...

을씨년 스럽기 짝이없는 그런 날 이었다.

가을은 벌써부터 이렇게 아슬아슬 줄타기를 하고 있고...

구름 사이로 언듯언듯 비쳐드는 햇살이...

벽을 타고 흑백사진의 한귀퉁이처럼 웅크리고 앉았다.

그러자 선천적으로 따뜻한 걸 유난히 좋아는 고양이는...

나비처럼 사뿐한 걸음으로 잡히지도 않을 빛을 쫒는다.

 

그런 고양이의 거부할 수 없는 사랑스런 몸짓에...

희미하게 웃어 보지만...

흐느적 뭉기적 환절기 감기는 여전히 나를 괴롭힌다.

자라목처럼 자꾸만 안으로 움츠려 들게 하는...

심한 일교차에 가난한 마음은 더욱 가난해지고..

몸 속 어딘가에 차곡차곡 쌓여있던 시간의 입자들...

손가라락 틈으로 모래가 빠져 나가듯 몸을 빠져 나간다.

세월이 흘러 그 많던 시간이 내 몸에서 다 빠져나가면...

종이처럼 가벼워진 몸이 되어 나도 그들처럼...

한점 먼지가 되어 허공을 떠돌다가 흩어질까...

 

감기약 탓인가..머리가 몽롱해지니...

별 시덥잖은 망상에만 빠져서 허우적 댄다.

재미가 없다 산다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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