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문득 조용히 다가와...
아주 작은 몸으로 아주 작은 무게를 기대어...
그 작은 면적으로 전해오는 온기로...
외로웠던 온 마음을 따스하게 해주는 존재가 있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그렇게 서로의 의미가 되어준다...
박정은《뜻밖의 위로》중에서...
그동안 벼르기만 벼르고...
계속 미루어 왔었던 숙제 하나를 해결했다.
유키 중성화 수술...
먼저 키우던 친구가 아무것도 안한 상태라...
늘 뭔가 찝찝하고 개운치 않았었는데...
3차 예방접종 까지 마치고...
어제 드디어 땅콩제거 수술을 했다.
나름 일찍 하고 올거라고...
병원 문여는 시간을 개산해서 일찌감치 갔었지만...
남들도 다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이 문제...
문이 채 열리기도 전에 병원 앞에는 이미...
다섯팀이나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2월달 이사 한후로 갑자기 바뀐 환경탓인지...
근래들어 두 녀석다 병원 출입이 잦았던지라...
이동장에 옮겨져 병원만 갔다오면...
뭔가 힘들었던 기억이 인지되었나 보다.
이제 이동장 케이지만 봐도 스트레스를 받아한다.
멀지감치 떨어져 아예 가까이 가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게 다 저들을 위한것인지도 모르고...
차례를 기다리며 오랜 기다림 때문에...
그렇게 싫어하는 이동장에서 근 2시간 정도...
불편한 자세로 있다가...
수술을 마치고 낯선 곳에서 홀로 또 다른케이지 안에서 두어시간...
수술때문에 전날부터 아무것도 먹지 않은 상태에서...
얼마나 스트레스가 심했을까...
말하나 마나 아프고, 서럽고, 무섭고 그랬을테지...
수술이 끝나고 데리러 오라는 연락을 받고 갔을때 그 얼굴이란...
케이지 안에서 나올려고 문에다 대고 머리를 얼마나 들이 받았는지..
꾀죄죄하게 더렵혀진 얼굴에...
더덤이 눈쎂까지 다 부러져 몽땅해진 모습 이라니...
한편 우습기도 하고 안스러기도 해서...
얼른 케이지 안에서 꺼내서 데려왔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역시 익숙하고 편안한 내 집이 최곤가 보다.
집에 오자마자 비실비실한 몸을 이끌고는...
밥 그릇부터 찾아서 밥도 제법 먹고 물도 마시고...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돌리면서 켓타워 밑에서 곤히 잠들었다.
의사 말로는 수액을 많이 맡혔기 때문에...
집에가서 당장에는 아무것도 안먹어도 상관없다고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의사로서의 소견이랄까...
수액은 수액이고 전날부터 금식을 했으니 오죽 배가 고프겠냐고...
밥 그릇에 밥이 비면 큰일 나는 줄 아는 밥돌이 녀석이...
녀석...
어쨋든 고생했다.
영문도 모른채 저한테는...
지금껏 가장 길고 힘겨운 하루였을게다.
하지만 이제 괜찮다 다 괜찮다...
그리고 저렇게 서로 기댈수 있는...
둘이라서 얼마나 다행인지...
위로가 된다.
'Emotion Therapy > remember'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줄기 햇살이 그리운 날... (0) | 2017.10.15 |
---|---|
고양이가 있는 흔한 풍경... (0) | 2017.08.04 |
캣타워를 대하는 고양이의 자세... (0) | 2017.06.14 |
취향저격... (0) | 2017.04.22 |
마음을 연다는 것... (0) | 2017.03.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