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너무 빠르게 바뀐다고
나까지 급해질 필요는 없다.
급한건 세상만으로 충분하다.
<김중혁 / 뭐라도 되겠지>중에서...
'아~덥다 더워~~!'
알바 갔다 들어오면서 울설이
현관에서부터 겉옷을 훌훌 벗어 던지면서 호들갑이다.
증말~날씨가 미쳐 돌아가나보다.
불과 몇일전만 해도 3월의 폭설로...
온 세상을 하얗게 색칠하고 심쿵하게 만들더니...
오늘은 또 한낮의 기온이 23도까지 치솟으면서...
반팔 소매가 전혀 어색하지 않을 만큼 마치 초여름 같은 날씨를 보였다.
아무리 변덕쟁이 3월이라지만...
아무리 봄의 실종으로 겨울에서 바로 여름으로 건너뛰기를 한다지만...
이건 뭐..기온의 죽 끊는 변덕에 이상한 절기 속...
미친년 널뛰기하는 계절은 거꾸로 돌기를 시작한다...
어쨋든 이제 겨우 3월 중순...
벌써부터 나갔다 들어오면 덥다는 소리를 해대는 울 설이는...
이제 겨울 옷은 굿바이 라며 옷장문을 활짝 열어 젖혀놓고...
온방안에 옷들을 헤집어 널어놓고 옷 정리를 시작했다.
롱패딩과 코트는 세탁소에 맏기고 두터운 니트나 스웨터들은 서랍 깊숙한곳에...
나풀나풀 하늘거리는 파스텔톤 봄옷들은 입어보고 걸어보고...
그런 모습이 마냥 신기한 두 냥아치 녀석들은...
호기심 가득한 두눈을 반짝이며 옷장속에 들어앉아...
숨바꼭질을 하자한다.
그런 귀염귀염한 냥아치들을 쫒아내기에 바쁜 울 설이는...
흥얼흥얼 봄처녀가 되어 이미 봄 한가운데 서 있는듯 하다.
그런 딸 아이를 보면서...
나는, 갑자기 눈빛이 아득해지며 혼자만의 깊은 생각에 빠져든다.
사진을 하면서 시작 전과 후로 달라진 것이 있다면...
계절을 반템포정도 앞서서 느낀다는 것이다.
모든 사물이나 풍경들이 일반적인 시선으로 보았을 때와...
카메라 뷰파인더로 보았을 때 그 차이는...
극명하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예민하게 반응하고 계절을 앞서 살면서...
과민했던 시간들도 이젠 뒤로 한 채...
이젠 좋은것도 싫은것도 불분명한...
흐리터분해진 마음만 남아...
슬픔으로 가고 있다.이 따스한 봄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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